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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16 15:51:08
  • 최종수정2014.12.16 15:51:08

조혁연 대기자

목은 이색(李穡·1328~ 1396)의 영정은 전국적으로 최소 7곳 존재하고 있다. 우리고장 청주시 주성동의 목은영당을 비롯해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충남 서천시(그림), 예산군 삽교읍, 부여군 홍산면, 서울 종로구 수송동,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등에 위패와 함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처럼 이색이 추앙받는 인물이 된 것은 빼어난 문장실력과 함께 성리학적인 요소도 작용했다. 그는 우왕의 사부이자 권근(權近·1352~1409)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색은 이런 환경을 통해 조선 성리학이 이념·통치적으로 본궤도에 오르는데 주춧돌 역할을 했다.

이색은 충남 한산 출신이고 주로 수도 개성에서 생활했으며 경기도 여주의 여강에서 졸했다. 그는 고려말 청주옥에 잠깐 갖혔던 것을 제외하고는 청주에 장기체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색은 우리고장 청주를 소재로 빼어난 시를 여러 수 남겼다. 다음은 '돌아가기를 생각하다'라는 시다. 청주에 놀러 왔다가 개성으로 돌아가기를 생각한다는 의미다.

충남 서천시의 목은영정. 보물 제 1215호.

'유포에 가을 기운 깊고 비가 잠깐 개니(柳浦秋深雨乍晴) / 수촌과 산중 별장 경치가 더욱 깨끗하네(水村山墅景彌淸) / 천심은 다 드러나서 나락 풍년이 들었고(天心盡露嘉禾熟) / 시 짓는 눈은 말끔하여 산 그림 이루어라(詩眼無塵活·成) / 언덕 너머 끊긴 연기는 풀 위에 멀리 떴고(隔岸斷煙浮草遠) / 구름 새나온 석양빛은 강을 밝게 비추네(漏雲殘日照江明) /…/'.-<목은시고 제 25권>

내용 중의 '석양빛 비추는 강'은 미호천 아니면 무심천으로 봐야 한다. 이 시와 다음 시를 읽으면 왜 이색이 청주를 소재로 한 시를 많이 남겼는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태평의 참다운 기상을(太平眞氣像) / 상당군이 새롭게 써놓았네그려(上黨寫來新) / 벼는 쌓여서 사람이 막 한가롭고(稻積人初歇) / 문은 없는데 개도 짖지를 않누나(門無犬亦馴) / 벽의 흙은 속까진 아직 안 말랐고(壁泥乾未透) / 뜨락의 풀은 무성하게 어우러졌네(庭草茂相因) / 유포가 바로 이 어느 곳이뇨(柳浦是何處) / 연파 속엔 두건을 응당 벗어야지(煙波應岸巾).'-<목은시고 제 20권>

두 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시어는'유포'(柳浦)이다. 그리고 '별장', '상당군' 등의 시어들도 또 다른 힌트가 되고 있다. 이를 조합하면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 버드나무 나룻터 정도로 해석되는 '유포'는 별서(別墅·별장의 일종)를 의미하고, 그 이름은 '유포별서'이다. 그리고 인물을 의미하는 '상당군'은 청주출신 한수(韓脩·1333∼1384)를 일컫고 있다.

둘은 요즘말로 하면 '절친'으로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그리움이 돋아날 정도였다. 때문에 "청주로 빨리 놀러와라", "지금은 바빠서 못간다" 식의 편지를 시 형식으로 자주 주고 받는다. 이색이 우리고장 청주를 자주 찾아온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말년의 그가 청주를 회상하면 이런 시를 지었다. 역시 청주를 지칭하는 '서원'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올가을엔 내 여강을 거슬러 오르려노니( 來秋我欲·驪江) / 일엽편주 안에는 달이 봉창을 비출 텐데( 一葉舟中月照窓) / 서원의 누각 위에서 마시던 일 회상하면(回首西原樓上飮) / 바람 앞의 옥수가 절로 무쌍히 여겨지리(臨風玉樹自無雙).'-<목은시고 제 2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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