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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테드 선진도시 부산을 가다 - 上

부산시, 지난해 셉테드 시범지역 4곳 선정·적용
가로등 교체·게시판·반사경·안심벨 등 설치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안전을 더하는 게 핵심"

  • 웹출고시간2014.12.14 18:01:45
  • 최종수정2014.12.14 18:01:45
한반도 남동단에 위치한 부산광역시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무역항이다.

관광명소로도 이름이 높은 부산시는 최근 범죄예방환경조성(셉테드·CPTED) 선진도시로서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본보 취재진은 오송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을 달려 부산역에 도착했다.

지난 12일 부산시 사상구 덕포2동 일명 '김길태 거리'에는 벽화와 반사경 등 안전시설이 설치돼 범죄예방을 하고 있다.

ⓒ 김동수기자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일명 '김길태 거리'라고 불리는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의 한 주택가 골목.

이곳은 부산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역으로 어둡고 구부러진 골목길이 많아 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다.

지난 2010년 한 폐가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김길태 사건 이후 덕포동은 셉테드를 적용해 범죄예방환경을 조성해 효과를 보고 있다.

어둡고 회칠이 떨어진 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곳곳에 방범용 CCTV와 비상벨이 설치돼 있었다.

골목을 걸을 때마다 노란색 배경에 경찰 캐릭터가 그려진 번호판이 눈에 뗬다.

위험에 처한 시민이 자신의 위치를 알릴 필요 없이 번호만 경찰에 말하면 위치를 알 수 있게 만든 표시판이다.

현재 부산에는 덕포동과 같이 벽화와 비상벨 등이 설치된 셉테드 '행복마을'은 16곳에 적용돼 있다.

지난 13일 찾은 부산시 북구 구포2동 셉테드 안심길에 설치된 반사판이 보행자들의 시야를 확보하고 있다.

ⓒ 김동수기자
지역 경찰 관계자는 "공·폐가가 많은 우범지역이 변화해 주민만족도가 높다"며 "출동신고도 과거(셉테드 적용 전)에 비해 50%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경찰 등과의 공조로 범죄 다발 지역 등을 분석한 뒤 셉테드 시범지역 4곳을 선정했다.

이어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범지역 4곳에 차별화 된 형태의 셉테드를 적용했다.

덕포동에서 지하철로 15분 거리의 구포역(기차역).

이곳에서 인근 지하철역인 구명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택가를 관통해야 하는데 이 골목길에 셉테드가 적용돼 있었다.

지난 13일 부산시 북구 구포2동 안심길의 골목 바닥에는 연두색 선이 그려져 보행자들에게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골목 입구계단에는 연두색과 초록색을 층마다 교차로 칠해 구분했다.

노인인구가 많은 이곳 주택가의 특성을 고려해 계단을 구분함으로써 낙상사고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계단을 오르자 성인 남성 허리 높이 정도의 담장이 있었다.

특이한 점은 담장에 있는 흡사 방범창과 같은 철제 구조물이다.

꽉 막힌 담장 일부에 쇠 구조물을 설치해 반대편의 시야확보 등 개방성을 높였다.

지난 13일 부산시 북구 구포2동 안심길에서 동네 꼬마들이 뛰어놀고 있다.

ⓒ 김동수기자
골목 양 끝에는 연두색으로 선을 만들어 골목을 넓고 깨끗하게 보이도록 하고 초행길은 여행객들에게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보행자가 안심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하도록 해 심리적 안심감을 높이고 있다.

골목 곳곳에는 비상벨과 반사경을 설치해 굽이진 골목길의 시야가 가려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비교적 길게 형성된 직선 골목길에는 LED 조명기능이 내장된 게시판들이 설치돼 있었다.

게시판은 인근 학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정해 꾸준히 유지·관리하고 있다.

이곳이 행복마을과 다른 것은 벽화가 없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에서는 벽화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설명이다.

골목길의 경우 사람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데 벽에 사람을 그려 놓으면 불안감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500m 골목길에 셉테드를 적용하는 데 든 예산은 4천여만원.

가로등 교체와 게시판·반사경·안심벨 설치로 범죄예방환경을 조성 한 사례다.

큰 비용이나 거창한 시설 없이도 셉테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모습에 지역 주민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민 송모(여·64)씨는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며 "특히 어두워지는 시간에는 밖에 나가기가 꺼려졌는데 밝은 분위기가 되면서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취재진과 동행한 배기범 부산디자인센터 디자인지원팀장은 "셉테드 시범지역은 말 그대로 시범지역답게 어떤 지자체든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셉테드 기법을 적용했다"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안전을 더하는 것이 이곳 셉테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박태성·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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