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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1.13 17:32:45
  • 최종수정2014.11.13 17:32:45

노을빛에 물든 사담계곡이 가을 향기에 젖었다. 시간조차 걸음을 멈추는 평화가 흐른다. 이보다 고요한 풍경이 있을까. 화려하면서도 은은하다. 화제畵題『사담의 노을빛』작품을 대하노라면 음악이 흐르는 듯하다. 그림에서 음악을 듣는다. 고요하고도 찬란한 선율을 그림에 얹어보니 고향을 그리는 향수 같은 애상함에 빠져든다. 그림과 음악이 만난 느낌은, 일정한 톤으로 도닥이는 어머니 자장가 같기도 하고, 가을을 넉넉히 품고 흐르는 자연의 소리 같기도 하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풍경이 말하는 울림이 있다. 세월의 강을 넘어온 바람이 들녘을 휩쓸며 약한 그대를 사위게 하였는가. 한번 꺾어지며 흐르는 서러운 물줄기는 애끓는 심정으로 기도하는 어머니 눈물인가. 온 세상을 품고 자비를 베푸는 이, 신이 흘린 눈물인가.


그림 속 사담계곡은 나그네를 가만히 품어줄 것 같은 평온하고 넉넉한 풍경이다. 수 만년 살고 진 사람들의 눈물을 모으면 이처럼 간절할까. 세상에서 큰 건, 높음인가 넓음인가 깊음일까. 바다보다 많은 것이 어머니눈물이라 말하니 세상에 큰 것은 어머니 품이지 싶다. 물결춤사위처럼 쥐락펴락 하는 세파에 휘둘리다 지친그대여, 어머니 품같이 안온하고 평화로운 그곳에 가서 사담풍경을 만나보자.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노을 진 들녘에서 꿈을 거두는 한 마리 들새처럼 고된 영혼이 사위어진 이들이여, 언약의 표징으로 걸쳐놓은 다홍빛노을이 위로하는 그곳으로 가보시라.

커피를 젓다 설피살피 들여다 본 찻잔에게 가만히 말한다. '유토피아….' 가을비 에 젖은 사담풍경을 그리며 달렸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승용차윈도우 브러쉬 사이로 젖은 단풍이 운다. 뿌연 안개비에 휩싸인 사담은 정물화처럼 고요하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 정서의 유토피아 같은 계곡에 가을비가 내린다. 여름내 찾아와 깔깔거리던 아이들 함성은 사라졌어도 아직 남은 고요한 기백이 나그네 마음을 잡는다. 변함없이 물을 내놓는 계곡을 대하니, 변화가 심한 나를 낮게 드리운 구름에 가리 우고 싶다. 하얀 수증기를 튕기며 사담계곡물은 생명의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고여 있지 않고 물길 따라 흐르다가 어딘가에서 멈추어져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겠지.

우리를 흔들고 요동시키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를 안정시키고 확립시키는 것은 자연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을 생명 삼는 예술은 그 자연을 종류와 형태에 따라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문학은 감정과 의지를 언어로 표현하고, 음악이 선율로 표현한다면 미술은 색체를 매개체로 아름다움을 형상화한다. 잔잔하게 때론 거칠게 흥을 만들기도 하고 사물 속으로, 침묵 속으로, 어둠속으로, 지나는 바람 속으로, 허공으로 피어오르는 연기 속 어딘가로 녹아들도록 나를 끌고 다니는 예술이 좋다. 그림과 자연이 합일한 곳, 물고기가 뛰는 젖은 계곡을 만나고 오는 길, 비에 젖은 가을풍경에 정서가 충만해진다. 정신을 빼앗기게 바쁘고, 현실적 자아의 덫에 걸려 우리 꿈이 난파할지라도, 가끔은 파란 꽃받침 속에서 떨며 눈물방울가득 담고 있는 이파리도 보면서가자. 느릿느릿 철길을 달리는 기차처럼, 시나브로 흐르는 가을풍경처럼 조금 천천히 가자. 비에 젖은 갈대무리가 나그네를 향해 고개 숙인다.

/ 임미옥 프리랜서 기자

유승조 작가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졸업

개인전 17회 (서울,청주,청원,제천,충주)

무심회 회장, 청주사생회장, 충북구상작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서양화 1분과 본부이사역임, 한국녹색미술회운영이사,

2010-2012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심사위원, 2010소사벌미술대전 심사위원,

2010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2013년 제34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아트프라이스 미술월간지 충북편집장, 충북초대작가,

현: 충북구상작가회, 한국미술협회, 한국현대미술신기회,

한국녹색미술회, 청주미술협회, 청주사생회, 내토사생회,

충북대학교 평생학습원 강사,

(사)한국미술협회 충청북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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