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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봉산리 옹기가마 논쟁 - 박재환 옹기장과 가마

20세기 전·후? '축조시기 쟁점' …옷기가마 베일 벗나

  • 웹출고시간2014.11.06 19:33:47
  • 최종수정2014.11.09 16:01:38

봉산리 가마 내부 모습. 가마 내부는 벽돌을 쌓아 만들었다.

ⓒ 안순자기자
충북도지정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의 가마터가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로 편입, 개발을 앞두고 있다.

가마터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는 박재환 옹기장과 가족, 관련법상 원형·이전 보존은 어렵다는 충북개발공사 간의 입장이 팽팽하다.<6일 자 2면>

어찌된 일인지 논란을 잠재울 시굴조사는 8개월째 낮잠을 자고 있다. 3년째 보존과 개발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는 오송읍 봉산리 옹기가마를 집중 조명한다.

(1)박재환 옹기장과 옹기 가마

박재환 옹기장의 가마터의 문화·역사적 가치는 조선 후기 천주교가 박해 받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북도가 2011년 무형문화재 기록화사업으로 펴낸 '옹기장'편을 보면 박 옹기장과 봉산리 옹기가마가 자세히 기술돼 있다.

천주교 교리는 성리학적 규범과 대치되면서 천주교 신봉 자체는 문중이나 마을로부터 퇴출당하는 명분이 됐다고 책에서는 전하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은 인적이 드문 벽지로 숨어들어 교우촌을 형성했는데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박재환 옹기장의 6대조 박예진은 천주교 세례를 받고 문중에서 퇴출당했다.

박예진은 식솔을 이끌고 봉산리 일대로 숨어들어 옹기를 굽기 시작했다. 1886년 한불수호조약 4년 뒤 1890년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봉산리 옹기공장 한켠에 50평 규모의 공소를 짓고 선교활동을 했다.

박재환 옹기장과 그의 아버지 박원규는 지금은 사라진 봉산리 점촌마을 공소(프랑스 선교사 강당)를 중심으로 천주를 신봉했다.

세월은 흘러 1960년 옛 봉산리 점촌마을 공소 자리에는 옹기점이 들어서게 된다.

점촌마을에서 태어나 가업을 이어가던 박 옹기장은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제작, 2003년 충북도 무형문화재 12호로 지정받게 된다.

박 옹기장이 옹기를 굽는데 사용하는 칸가마는 개량가마로 경사진 언덕에 십여개의 조그만 칸으로 나뉘어 불통과 일직선상으로 연결시킨 가마다.

가마 보존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쟁점은 칸가마의 축조시기가 있다.

박 옹기장측은 7대째 이어온 가업을 근거로 200여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옹기장'편에도 나와 있다. 축조시기는 '박 옹기장에 의하면 그의 6대조인 박예진(1813)으로 보고 있으며 축조 시기 또한 출생연도를 고려한 것'이라는 각주를 달아 1800년대로 보고 있다.

충북개발공사측은 오송2단지 시굴조사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중앙문화재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여 축조시기를 20세기 초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작성된 조사 의견서에는 '우리나라에서 가마를 축조하는데 벽돌을 사용한 시기는 일본의 개량가마가 도입된 20세 초로 봉산리 옹기가마는 축조형태나 재료를 보아 20세기 이전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근거는 미약하다'고 명시돼 있다.

그후 10개월 뒤인 지난 1월 옹기가마는 내셔널트러스트 보전 대상에 선정됐다. 선정 이유로는 '박 옹기장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200년 넘게 맥을 이어온 전통 가마로 큰 규모에 다양한 형태로 보존돼 가마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옹기장의 선조들이 초창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질곡많은 교우촌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역사·문화적으로도 중요한 현장'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공사측은 법적·행정적 테두리 밖의 원형 보존을 포함한 보상은 자칫 특혜 시비로 번질 수 있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옹기 가마는 현재 문화·역사적 가치를 또다시 평가받기 위해 시굴조사를 앞두고 있다.

진실을 품고 있는 옹기가마가 베일을 벗을 수 있을지 학계와 주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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