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수가 완료된 교량 부분(빨간 원)을 확대한 모습.
ⓒ 김태훈기자균열은 지난 7월 한 공사 현장 관계자에 의해 발견됐고 사진 자료도 확보됐다.
그 이후 40여일 동안 현장 책임자에게 보고가 되고 있지 않다가 9월 중순께 이 사실이 알려졌다.
현장 책임자는 감리단 보고에 이어 즉시 보수·교체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균열이 감지된 2곳의 제품설치 부분 외에 나머지 10곳에서도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전부 교체됐다.
그러나 해당 구간 공사가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균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빠르면 올 초부터였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소 4~5개월 동안 발견하지 못한 것은 발주기관인 충북도와 감리·시공업체가 관리·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교량 안전의 핵심으로 알려진 해당 장치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관련 기관들은 쉬쉬하는 태도를 취했다.
도는 보수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도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진상 조사에 나섰다.
속리산국립공원과 괴산 화양동을 찾는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는 사업에 도와 감리·시공 기관이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한 토목분야 전문가는 "교좌장치는 사람으로 따지면 무릎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부분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면 재시공 사유에 속하는 중대한 하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료 분리에 따른 일체화 문제가 또 다시 나타날 우려도 있다"며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검증 없이 사용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시공업체 측은 위험 요소를 미연에 감지, 즉시 전면 교체를 실시했기 때문에 교량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사용됐고 확인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한다"면서도 "신속하게 교체 작업이 이뤄져 교량자체에는 큰 위험이 없다고 봐도 된다"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도 "문제 발생 사실을 듣고 즉시 현장점검에 나섰다"며 "이번 주 중으로 전반적인 구조검토를 진행한 뒤 중대한 하자가 밝혀질 경우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