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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0.20 16:36:27
  • 최종수정2014.10.20 16:36:27
김윤배 청주대 총장과 경청호 청주대 총동문회장의 어제 회동(會同) 계획이 불발로 끝났다. 분수령을 넘을 거란 기대는 그저 기대로 끝났다.

학생들은 김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곧 총장실 점거와 수업거부 투쟁으로 이어질 것 같다.

박수칠 때 떠나는 김 총장의 모습을 보기는 그른 것 같다. 안타깝다.

***대학도 살고 김 총장도 살아야

김 총장과 경 회장의 회동은 충북사회의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하긴 회동은 같은 목적을 위해 여럿이 한곳에 모이는 일이다. 어떤 일의 도모나 합의 등을 위해 모인다. 그런데 지금 김 총장과 경 회장의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회동이 성사되는 게 되레 이상하다.

경 회장은 김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 총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두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은 비상한 관심거리다. 그만큼 청주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두 사람의 말 한 마디와 행동거지가 아주 의미 있는 대화소재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앞으로 회동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회동 의제에 대한 정확한 내용도 알 수 없다. 결과 예측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은 많은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토머스 모어(1477∼1535)의 '사즉생(死卽生)-죽는 것이 곧 사는 길'은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만큼 유명하다. 그는 영국이 낳은 인문주의 사상가요, 대법관이자, 정치가였다. 헨리8세가 영국교회의 수장이 되려는 야심에 반대하다가 참수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1935년 로마 가톨릭 교회에 의해 성인의 반열에 올려졌다. 400년만의 부활이었다. 죽는다고 죽은 게 아니었다.

욕심을 털어버려야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물러남의 미학은 사실 별거 아니다.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다. 그저 조용히 내려놓으면 되는 일이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방하착이다. 떠날 때를 알고 끝맺음을 좋게 하는 일이다.

지도자는 특히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자칫 욕심내 잘못 선택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공덕을 모두 잃을 수 있다. 이미지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더 나쁜 상황에 이르기 전에 내려놓을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욕심나는 자리일수록 더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게 아름다운 은퇴다. 퇴장의 미학이다.

김 총장에게 토마스 모어의 사즉생을 권하고 싶진 않다. 너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차용했으면 한다. 죽으려 하면 사는 길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김 총장의 사퇴가 답이다. 김 총장이 총장 자리를 내놓고 청주대를 살리면 김 총장도 산다. 궁극엔 학교 운영과 관련, 전성기를 누릴 수도 있다.

진짜 위대한 지도자는 등장할 때와 떠날 때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이다. 김 총장이 퇴진의 미학에 집착해 봤으면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퇴진을 준비하는 김 총장의 모습이 외부로 알려졌으면 한다. 정말 그럴까. 의문으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겨났으면 한다.

청주대는 김원근·김영근 두 육영 지도자의 정신과 이상이 고스란히 깃든 곳이다. 그리고 수십년 세월동안 청주대를 지켜온 구성원들의 꿈과 노력이 소중하게 담긴 곳이다. 물론 김 총장의 노력도 묻어 있다. 청주대도 살고 김 총장도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러나는 용기가 나를 살린다

요구에 의한, 회동에 의한, 타협에 의한 퇴진은 물리적이다. 아름답지 못하다. 김 총장 스스로 아름다운 퇴진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김 총장 스스로도 살고 청주대도 살 수 있다.

과정과 업적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뒷모습이 아름답지 못하면 비난받게 된다. 업적 못지않게 결말을 잘 짓는 일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김 총장은 불행하다. 학내에서 김 총장의 업적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김 총장은 되레 비난받는 처지다. '모든 것은 내가 해야만 한다'는 독선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대학총장은 대학 경영자다. 동시에 학교와 학생을 위해 헌신하는 봉사자다. 그럴 각오와 자세가 없다면 후진들을 위해 길을 터주고 떠나는 게 순서다. 용퇴를 분명히 하는 지도자가 많을수록 활기차고 건강한 사회다.

떠날 때 아름답게 떠나지 못해 생겨난 비극은 많다. 힘 있는 자리일수록 한번 앉으면 그 자리를 떠나기가 정말 힘들다. 그러나 물러나는 용기가 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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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