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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0.15 09:27:01
  • 최종수정2015.02.08 15:34:34
유럽에서 국경을 넘는 일은 우리네 톨게이트를 지나는 것처럼 간편하다. 굳게 닫힌 38선이 생각났다. 우리 후손들이 신의주에서 중국대륙을 가로질러 유라시아로 맘껏 뻗어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눈이 쇠하여 지기 전에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손을 모은다. 국경개념이 자유로운 유럽주변국들과는 달리, 영국으로 입국하는 절차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이 특색이다. 남자일행 중 한명의 점퍼가 테러리스트들 옷처럼 보였는가 보다. 점퍼를 벗기고 속주머니까지 뒤지며 한참동안 잡아두곤 여권을 달래서 조사하더니 미안하다면서 통과시켰다. 진짜 국경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음의 선인 것을….

런던시내

파란하늘 밑으로 파스텔톤 집들이 도열하고, 상쾌한 바람이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런던거리는 활기차다. 도시가운데로 유유히 흐르는 템스 강에는 런던을 상징하는 타워브리지가 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템스강 타워 브릿지

템스 강의 가장 하류에 있는 타워브리지는 배가 지나가면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상판을 올렸을 때 높이가 40M에 이른다. 8년간의 공사 끝에 1894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완성한 후 한 번도 고장이 없었단다.

대영박물관에 들렀다. 고대 '아시리아'인들의 아름다움을 향한 도전의 성과를 담은 전시실과 서양문명의 근원인 고대그리스인들의 전시실을 소중한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3천 년 전에 이미 죽음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며 행복한 삶을 살다간 고대이집트인들의 삶과 지혜를 보면서 감탄했다.

대영 박물관의 미이라

대영박물관의 백미인 '미라'관 에서 만난 고대인들의 미라를 접하는 일은 가히 충격이었다. 인류역사이레 영생을 향한 인간들의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 싶다. 시공을 초월하여 당시대 사람들의 염원을 그들의 마음과 시각에서 바라보았다.

켄싱턴 궁전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건설한 빅토리아여왕이 자라고 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살았던 켄싱턴 궁으로 갔다. 어디선가 둥둥 북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힘찬 팡파르와 함께 행진하는 근위대 대열이 나타났다. 매일 아침 궁으로 출근할 때 마다 관광객들을 위하여 한곳에 모여 도열한 뒤 행진을 하면서 입궁한단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여왕이 테라스에 나와 손을 흔들며 관광객들에게 인사를 한다는데, 그날은 외국정상 접대관계로 여왕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출근하는 근위대

근위대들은 빨간 상의에 검은 바지, 선이 둥글게 흐르고 검은 털이 보슬보슬한 높은 모자를 썼다. 어깨와 허리에 금실로 장식하고 금빛 악기들을 불며 행진하는 모습들이 색다른 볼거리다. 궁전정문에는 아직도 다이애나를 기리는 꽃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그녀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끊임없는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앨버트 동상과 (왼쪽) 런던성당

키가 작고 그다지 외모가 예쁘지 않았던 빅토리아여왕은 잘생긴 독일왕자 앨버트 공에게 반하여 오랜 구애 끝에 결혼했다. 당시 결혼할 때 하얀 드레스를 입었다는데 그것이 현재 웨딩드레스 유래가 되었단다. 남편이 장티푸스로 젊은 나이에 요절하자 여왕은 깊은 슬픔에 빠져 우울증에 시달리며 상복을 입고 5년 동안 은둔하여 두문불출했다. 실의를 이겨낸 여왕은 남편이 추진하다 중단한 콘서트홀을 완공한다. 남편이름을 딴 '로얄 앨버트 홀'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사랑을 향한 간절한 여인의 마음처럼 단아하고 어여쁘다. '로얄앨버트 홀' 맞은편에 거대한 남편의 동상을 만들어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남자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사모하며 살아야 하는 여자의 운명은 대영제국의 여왕에게도 비켜갈 순 없었나 보다. 남편을 그리는 여왕의 애끓는 심정인가…. 석양에 물든 붉은 콘서트홀이 서럽도록 아름답다.


임미옥 작가 프로필

푸른솔문협 수필로 등단(2010)
푸른솔문협 우수 작가상(2013)
충북일보 종교칼럼기고(2011년~2013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수상(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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