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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맛을 찾아서 - 영동 용화영농조합법인 '산마루'

이원철·조순희씨 부부
착하고 정직한 '먹뱅이 북어저염전통장' 만들기에 혼신

  • 웹출고시간2014.10.12 13:27:32
  • 최종수정2014.10.13 13:33:40
백두대간 민주지산자락 산골에서 착하고 정직한 전통 장류만을 고집하는 영농조합이 있다.

영동군 용화면 내룡길 10의1 용화영농조합법인 '산마루(대표 조순희)'.

산마루 조순희(48) 대표는 10년째 이곳에서 우리의 전통 장류를 남편인 이원철(49·영동와인연구회사무국장·문화해설사)씨와 함께 깊은 옛 맛을 담그고 있다.

영동의 용화영농조합 '산마루' 조순희씨가 담근 '먹뱅이 북어저염된장'을 살펴보고 있다.

93세로 돌아가신 이웃의 먹뱅이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손맛이라 해서 '먹뱅이 전통 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후에 알았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배워 만들어 진 장이 유명한 장 연구가들로부터 평가받는 명작이 될 줄은 몰랐다.

이들 부부가 영동산골로 들어와 장을 만들게 된 것은 건강 때문이었다.

대전에서 광고사업을 하면서 재미도 보았지만 몸을 돌보지 않은 탓에 과로로 쓰러지는 등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와 10년간 터를 닦았던 사업을 아쉽게 접고 심신을 달래기 위해 무주구천동을 오가던 중 아늑하게 자리 잡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용화면을 알게 된다.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오직 우리의 먹거리 밖에 없다는 생각에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일념이었다.

인연이 되려는지 마침 마음에 드는 땅을 소개받아 2004년 구입하고 본격적인 농사일을 하게 된다. 이들 부부는 결국 귀농과 귀촌을 하게 된 셈이다.

콩도 심고 포도농사도 하며 주변의 주민들과 돈독한 정을 쌓아갔다.

어느 날 집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웃에서 된장 맛을 보게 된 조씨는 일반 된장 맛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고 때를 써 할머니로부터 장 담그기 수업을 받게 된다.

할머니의 손 맛 장은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 그대로 담그고 있었다. 비록 말 수는 적었지만 딸처럼 엄하고 독하게 가르쳤다. 직접 콩을 심어 삶아 찧고 다져서 메주를 빗고 여기에 산골의 청정수를 얹어 천일염으로 깊은 맛을 냈다.

특히 북어를 넣어 염분조절을 하는 것이 비법인데 북어에서 베어 나오는 시원한 맛과 어울려 60일 이상 숙성시킨 후 된장과 간장을 분리할 때 북어를 건져 내면 특유의 저염북어된장·간장이 된다.

이렇게 완성된 장은 먹뱅이 마을이름을 붙여 '먹뱅이 할머니 된장'이라 부르게 됐다.

영농조합법인 산마루 탄생은 용화면으로 귀농한 네 가족이 만나 2009년 만들었고 더 나아가 2011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사회적 활동도 활발했다.

산마루는 영동 관내에서 재배되는 3t(40~50가마) 정도의 콩을 수매해 일일이 찧고 다져 만들어진 메주는 온도, 습도를 맞춘 실내에서 어느 정도 건조되면 실외 건조장으로 옮겨 다시 건조시키는 등 장의 가장 중요한 메주를 정성스럽게 띄운다.

숙성 항아리도 조씨 부부가 직접 강진에서 유약을 바르지 않은 황토 항아리를 구입한다.

처음에 30개던 항아리가 현재는 200여개로 늘어 저염북어야콘된장, 저염북어간장, 청국장, 검은콩보리된장, 우리콩메밀된장, 포도곶감고추장 등 다양한 기능성 장류가 이 항아리에서 숙성되고 있다.

이들의 장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된장이 때로는 시어지거나 벌레도 생겨 폐기시켜야 하는 등 실패도 거듭했다. 시장이 없어 장을 들고 전국을 떠돌며 판촉활동도 벌여야 했다. 정성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주변에서 입소문을 타며 점차 알려졌고 대전에서 사업으로 맺은 인연도 이들이 자리를 잡도록 하는데 큰 힘이 됐다.

이렇게 정성들여 정직하게 만들어진 장 때문에 연간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2011년 충북도로부터 '착한 기업상'을 받아 신뢰 있는 장류로 인정받게 됐다.

이처럼 자연환경이 좋은 농촌에서 긍정적인 생활 때문인지 건강도 호전된 이들 부부는 6차산업으로의 변신을 꽤하고 있다. 전통장을 서로 나눠 먹자는 의미에서 장담그기 체험장을 준비 중이며 어렵게 배운 장류의 실패와 성공담을 귀농인들에게 들려주는 강의도 한다.

조 대표는 "장맛을 알면 집안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장이 우리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착하고 정직한 장을 담그는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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