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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명소 그림여행 - 김성미 작가의 청주 가로수길

사계절 낭만을 부르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웹출고시간2014.09.11 19:34:47
  • 최종수정2015.03.19 18:26:18

화제畵題「가로수길」작품 앞에서 서니, 하얀 우산너머로 과거의 시간 속에 묻어둔 추억하나가 빠끔히 보인다. 마음은 어느새 플라타너스 터널을 뚫고 삼십 오 년 전으로 달린다. 가슴이 허허롭던 시절, 가로수 길을 지나 미호천을 건너 금강 변으로 친구들과 하이킹을 갔었다. 줄 곳 곁을 맴돌며 뒤따라오던 그가 가로수 길에서 멈추라고 말했었다. 내가 타고 가던 자전거튜브에 바람이 부족한 것을 알아보고는, 공기를 주입해 주느라고 열심히 펌프질 하던 것이 생각난다. 그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고 있을까…. 차량통행이 적었던 시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청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가장 인상 깊은 곳은 가로수길일 것이다. 그곳의 아름다움을 추억해 보았다."

성큼 다가온 가을이 느껴지던 날, 대청호가 보이는 찻집에서 마주한 '가로수길'의 작가 김성미님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작품설명은 명료하고 간단했지만 긴 여운이 남는 것은, 가로수길이 청주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세월만큼이나 지역민들 가슴에 저마다의 추억 한 자락씩 간직하고 있어서이리라.

가로수 길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청주시로 들어가는 진입로6Km에 걸쳐 이어지는 플라타너스터널 도로이다. 역사는 소수의 사람에 의해 시작된다더니, 이도로 녹화사업은 1952년 청원군 강서면장이었던 홍재봉洪在鳳씨가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식수한 것이 시초가 됐다. 1970년 경부고속국도의 개통으로 청주진입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가로수들이 제거될 위기를 맞기도 했었으나, 당시 충북도청 이종익李鍾翊 도로계장이 정성을 들여 이식에 성공함으로서 가로수 길을 유지하게 됐다.

청주하면 떠오르는 곳 중에 하나는 단연 가로수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10년의 타국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오는 길목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반겨주었다. 나뭇잎사귀가 앞의 버스가 지나가자 흔들려 마치 손을 흔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청주 가로수 길하면 4계절을 찍은 사진 작품이 떠오르는데 작가는 가로수 나무그늘 아래 아늑함과 여유로움을 담고자 파라솔에 그림을 그렸다.


녹음이 우거졌을 가로수길 정취를 느끼고 싶어 나섰다. 보은 쪽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기는 과정에서 회색 차량진출입도로들이 둥글게 엉키어 나있어 예전 풍경이 상당히 사라졌다. 나무들이 많이 훼손되었고 죽어가고 있는 나무들도 눈에 띄어 안타깝다. 인간이 누리고자 하는 문명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일까.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쉬움을 무엇으로 달래나…. 옛 정취를 기대했던지라 많이 아쉬웠다.

청주가로수길이 소중한 건, 양쪽가지들이 가운데서 만나 서로에게 얹혀 아치모양을 이루며 사계절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는 거였다. 가로수 길의 멋진 플라타너스터널은 계절을 넘나들며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았었다. 봄이면 새순터널이 찰랑이고, 여름엔 녹음터널이 출렁이었다. 가을엔 홍엽터널이 낭만을 부르고 겨울이면 백설을 덮은 터널풍경이 비길 수 없이 근사했었다. '모래시계'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가로수길, 아름답고 쾌적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던 곳이다.

그림 속의 하얀 우산에 갇힌 빛바랜 낙엽들이 애상하다. 우리, 우산너머로 손 내밀어 푸르던 시절의 부활을 잠시 꿈꾸어 보자. 가슴 뭉근한 추억하나 꺼내들고 팔랑이며 달려보자. 묵은 정취 되살아나며 멈춘 심장 다시 뛰리라. 루루루루~~~ "나 떨고 있니?" 최민수씨가 고현정씨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이곳을 달리며 남긴 한마디가 떠오른다. 듬성듬성 우산살처럼 유지하는 나무들이 아직 있음에 감사하다.

글/수필가 임미옥 · 그림/ 김성미 작가

임미옥 수필가 약력

푸른솔문인협회 등단(수필, 2010)

푸른솔문인협회 우수 작가상(2013)

충북일보 종교칼럼기고(2011년~2013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수상(2014)

김 성미 작가

1991년 청주대학교 회화학과 졸업

2005년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5회(청주, 서울, 방콕)

단체전 50여회다수(청주, 서울, 부산, 일본, 태국, 베트남, 인도)

현재: 청주복합문화체험장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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