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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 따라가보니…

학생 붙잡고 행인 막고…도 넘은 포교활동 눈살
"조상 은덕 빌어주자"며 금품·현물 요구
애매모호한 처벌기준…종교인들 활개

  • 웹출고시간2014.08.21 19:52:48
  • 최종수정2014.08.21 19:53:08

지난 18일 청주 성안길에서 종교인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번화가 성안길에 일명 '도를 아십니까'로 불리는 노상 포교행위가 활개를 치고 있다.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현혹해 제사비용으로 금품과 현물 등을 요구하는 이들은 2인 1조로 짝을 이뤄 혼자 다니는 사람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단순한 포교 활동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지만 포교를 빙자해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불쾌감까지 주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1일 낮 12시께 홀로 성안길을 걷자 여성 2명이 취재진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덕이 많으시네요. 돈은 많이 버는데 인덕이 없어요. 집안에 아프신 분 있지 않으세요?"

가볍게 대화를 시작한 이들은 나이, 가족 관계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자신의 집이 강원도 삼척시라고 소개한 A씨는 이렇게 만난 것을 '인연'이라며 말했다.

조상의 은덕을 빌어야 할 때를 알려준 자신들과의 인연임을 재차 강조했다.

10여 분 대화 후 이들은 길에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며 커피 한잔을 요구했다.

카페로 이동한 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은 구석에 앉아 조상의 은덕에 대해 끊임없이 말했다.

A씨가 계속적으로 대화를 주도해나가는 반면 B씨는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주문을 외듯 중얼거렸다.

B씨는 취재진의 복을 빌고 있다고 했다.

"당신의 조상 중 불행하게 죽은 분들이 현재 중천을 떠돌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공포 영화 보면 오싹 하다고 하죠· 그건 중천이 영하 40도라서 그래요. 그런 조상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은연중 불행하게 죽은 조상들에 대해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대화를 유도해 나갔다.

이들은 주로 우리 생활에 밀접한 단어인 '돌아가시다, 명복을 빌다, 환갑(還甲)' 등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해 빠르게 대화를 주도해 나갔다.

A씨는 이어 자신들의 공부방이라는 선방의 위치를 소개하며 제사용으로 쓸 과일 등을 준비하도록 권유했다.

결국 이들은 선방으로 유인해 제사를 지내도록 끌어들이고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포교 활동을 빙자한 금품, 현물 요구가 성안길을 비롯해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활개를 치고 있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금액이 소액으로 신고를 하지 않는데다 처벌 기준도 명확히 없다.

시민 최모(31)씨는 "제사를 대신 지내줄 테니 쌀 한 포대를 사달라고 해 함께 대형마트에 가서 사줬다"며 "그들과 헤어진 후 사기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끄러워서 지인들에게도 비밀로 했다"고 말했다.

시민 J(25)씨는 "싫다는데 따라와서 말을 걸어 화가 났다"며 "이러한 포교 활동에 대해 처벌할 수 없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청주 지역의 한 변호사는 "해당 종교의 교리에 따라 자기의사로 금품을 지불할 경우 사기죄가 성립될 수 없다"며 "다만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교리에도 없는 금품을 요구한 경우는 처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수·강준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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