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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작가의 유럽 여행기 - 꿈의 도시 로마

순간에서 영원으로…과거와 현재의 아름다운 협연

  • 웹출고시간2014.08.21 17:42:27
  • 최종수정2014.09.03 15:03:20

편집자 주

이번 여행은 수필가 임미옥 선생의 유럽 4개국 여행기를 소개한다. 임선생은 "설렘 한 자락 캐리어에 집어넣고 나섰다. 이번여행은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영국-서유럽 4개국을 여행하는 7박9일 코스다. 인천공항에서 KAL기로 출발하여, 밀라노공항까지 12시간 날아간다. 밀라노에서 내려 우리비행기와 인사하고, 그곳내국비행기로 갈아타고 한 시간이상 날아가 로마로 입성했다. 로마의중심국가, 현대문명의 발상지인 땅을 밟는 느낌은 설렘이었다."라며 여행의 소회를 밝혔다. 이번 유럽 4개국은 '꿈의 도시 로마' '스위스' '프랑스와 영국' '사람이 좋다.' 이렇게 네 편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꿈을 꿀 때는 꿈인지 모른다. 꿈에서 깨나야 비로소 꿈인지 알게 된다."
 

노자가 말했던가. 꿈에서 깨어나야 꿈이었는지 아는 것이 여행이지 싶다. 고대도시 로마에서 나는 꿈을 꾸듯, 타임머신을 타고 2천 년 전으로 들어갔다. 시공을 초월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 못내 그리던 과거의 예술인들을 그들이 남긴 건축물, 미술품, 조형물들 속에서 만났다. 그곳에 가면 작품들이 홍수처럼 넘쳐나며 거대한 예술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 세계들은 역사라는 오랜 지층 속에 내려오면서 현재의 사람들 속에 조밀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작품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실존을 실감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큰 성과일거다. 과거의 작가들과 조우하는 일은 설렘을 넘어 감동이다. 작가는 갔어도 작품은 길이 남아 후대인들을 감격시킨다. 한 번도 나를 부드럽게 이끈 적이 없는, 전투하듯 살아온 삶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쉽사리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은 작품을 남긴 과거의 사람들이었다. '칼 마르크스'는 예술이란 현실 밖에 있는 것이며, 인간의 모든 현실적 욕구가 충족된 다음에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목도한 걸작들은 작가의 삶이 가장 힘들 때 이룬 것들이었다. 창조를 하는 예술은 위대한 일이며 인간의 삶이나 현실과 멀리 떨어진 신선놀음이 아닌, 삶의 치열함 속에서 이루어 낸 산물이었음을 알게 됐다.

로마의 조각예술공원.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과거의 거장들이 남긴 조각이나 조형물들 역시, 현실을 도외시하고 표현한 작품이 아닌,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인간들의 여러 몸짓이었다. 예술에서 건축물을 배제 할 수는 결코 없으리라. 전 세계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베드로 성당을 비롯하여 수많은 건축물들, 그 규모와 화려함은 상상을 초월하여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티칸에서 만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걸작이다. 수 천 피트의 천장에 300명이 넘는 인물들을 얼마나 생동감 있게 표현했던지, 그들이 당장이라도 살아서 내 머리로 뛰어내릴 것 같은 착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로마 콜로세움경기장.

콜로세움경기장에서 연설하던 시저를 보고, 단테의 고향 피렌체에서 문학의 거장 단테를 만났다. 소설을 통하여 르네상스시대를 실제적으로 앞당긴 단테의 흔적들을 직접 접하자 가슴이 뛰었다. 소설 '베니스의 상인' 무대인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강추 한다. 나룻배를 타고 건물 사이사이 회똘회똘 가다보면 마음도 따라 출렁인다.

밀라노 거리(왼쪽)와 단테의 생가

밀라노거리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인간이 빚어낸 기적과 교묘함으로 예술최고의 극치를 나타낸다. 천연대리석으로 덮인 밀라노 거리를 걷노라면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은 거대하고 아름다운 대리석 양탄자 위를 유유히 걸어 다닌다. 길에 깔린 대리석을 보면 홍보석 녹 보석이란 말이 생각난다. 갖가지 고운 색상들을 수백 년간 유지하고 있는 대리석 거리는 독특하고도 거대한 예술작품이다.

로마의 여유로운 노인 모습.

예술작품 못지않게 마음이 끌리었던 건 그곳사람들이었다. 조급하게 살아온 나로선 '느림의 미학'을 즐기듯 여유로운 그들이 부러웠다. 그들을 대하니 알레그로가 지나고 안단테에 들어갔을 때의 감동처럼, 이국적 정서 즉, 엑조티시즘(exotism)속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그들은 검소하지만 결코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고상하다. 식당하나를 운영해도 대를 이어 온가족이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정부에선, 불편하지만 보이기 위한 곳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인간을 우선하기에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단다. 몸이 아픈 사람은 외국인 내국인 가리지 않고 주판알을 튕기지 않고 의사들이 무상으로 우선치료해 주고 비용은 국가에 청구한단다. 돈이 없으면 병원에 들어갈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우리네 현실이 생각났다.

로마 시내풍경.

봉숭아물이 들듯, 해안에 모래톱이 쌓이듯 물든다는 말이 좋다. 로마를 여행하면서 감동받은 시간을 찍어 온전히 간직 할 순 없다 하여도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물들어 본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우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하고만 관계를 맺으며 우물 안에서 사는 건 아닐까· 마음 한 구석에 한기를 느끼는 이여. 일상을 접어두고 여행을 떠나보시라. 급할 것도 서두를 것도 없고 시간조차 걸음을 멈추는 평화가 흐르는 로마로….

#임미옥 작가 프로필

푸른솔문협 수필로 등단(2010)
푸른솔문협 우수 작가상(2013)
충북일보 종교칼럼기고(2011년~2013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수상(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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