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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 현장 가보니…시민들 '나몰라라'

청주시 등 민관군경 90여명 화재진압·대피훈련
일부 시민 "냄새난다" 불쾌감 드러내…'안전불감증' 여전

  • 웹출고시간2014.08.19 20:05:06
  • 최종수정2014.08.19 20:05:06

19일 오후 3시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민관군경 주관의 을지연습이 진행됐다.

ⓒ 사진 김동수 기자
19일 오후 3시 정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입구에 '펑' 소리와 함께 훈련탄이 터졌다.

이어 연막탄이 터지면서 터미널 주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놀란 시민들은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청주여객터미널 직원들은 곧장 뛰어 나와 소방호스로 물을 뿌렸다.

청주시가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한 '적 폭격에 따른 화재진압 및 대피훈련'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찰은 터미널 주변 차도 1차선을 통제했고 단독군장 차림의 2161부대 군인들이 총을 들고 터미널 안팎으로 뛰어들어왔다.

서부소방서는 부상자를 구급차에 태우고 터미널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3분여가 흐르자 소방차가 도착했고 방화복을 착용한 소방관들이 터미널 내부로 들어가 화재를 가정해 진압활동에 나섰다.

청주여객터미널 직원들은 연이어 부상자 응급조치한 뒤 들것에 실어 구급차로 나르는 훈련을 계속했다.

이날 종합훈련은 20여분간 청주여객터미널, 청주서부소방서, 흥덕경찰서, 2161부대, 청주시, 흥덕구 등 90여명이 참여했다.

청주여객터미널 직원을 중심으로 한 초기 화재진압과 주민 대피훈련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는 17개 청주시와 유관기관이 4차례에 걸친 토의과정을 통해 실제훈련으로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일부분만 실제훈련을 실시해 훈련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구경꾼이 된 시민들은 훈련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장에 투입된 군인과 경찰들은 훈련을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가로막혀 "지나가겠습니다"를 연신 외치며 훈련에 임해야 했다.

대합실에 앉아있던 한 중년 여성은 "냄새나는데 문 닫으면 안 돼?"라며 언성을 높였다.

시 관계자는 "을지연습은 관공서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건과 고양시외버스터미널 화재사건이 채 4~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듯 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 심진수(25)씨는 "대형 사고나 전쟁 상황에 대비해 민관군경이 참여하는 을지훈련을 처음 봤는데 초기대응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본처럼 시민들도 적극 참여하는 훈련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강준식·김동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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