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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8.04 17:39:30
  • 최종수정2014.08.04 17:39:30
참 덥다. 후텁지근하기까지 하다. 한반도 여름 날씨의 특성이다. 그렇다고 참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위를 피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단연코 에어컨디셔너(이하 에어컨)가 최강무기다. 하지만 에어컨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더위를 화학적으로 식히는 강제성 때문이다.

**에어컨은 닫힌 시대 상징이다

더위를 좋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 역시 지금도 지난해 한더위를 생각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될 정도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요즘 들어 특히 덥다. 태풍 '나크리'가 거센 바람을 몰고는 왔다. 하지만 더위를 전부 물리치진 못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더위를 쫓는 도구는 다양하다. 부채와 선풍기는 한 물 갔다. 에어컨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열기를 식히는 최고의 수단이 됐다.

그러나 잦은 에어컨 사용은 점점 더 지구를 데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요즘 여름이 급격하게 더워지는 것도 에어컨 사용과 무관하지 않다.

선풍기는 바람을 물리적으로 일으켜 더위를 쫓는다. 그래도 에어컨과 잘만 공존하면 효율적이다. 에어컨은 물리적 바람에 화학적 냉매까지 갖추고 있다. 한 마디로 강제적으로 더위를 식혀준다. 부채는 다르다. 더위를 달래면서 공존하는 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금은 에어컨의 시대다. 여름만 되면 모든 공간이 꽉꽉 막힌다. 가정이나 일터나 닫힌 공간이 된다. 모든 게 닫힘 위주다. 에어컨이 소통 단절의 시대를 나타내는 상징처럼 군림하고 있다. 접촉을 잃어버린 시대에 대한 무서운 메타포가 됐다.

그나마 선풍기 시대는 덜했다. 이 시대에도 강제성은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닫힌 시대는 아니었다. 문을 열어 놓고 이웃과 접촉하고 공유했다.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다. 소외된 구석구석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공동체적인 삶을 느낄 수 있었다.

에어컨의 시대로 접어들며 모든 게 달라졌다. 문의 개폐장치는 열림보다 닫힘의 기능이 더 커졌다. 자연스럽게 배타적 공간이 많아졌다. 도시로 갈수록 배타성의 정도는 심해졌다. 설익은 개인주의 발현은 곧잘 이웃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동체 문화와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러나 부채의 시대엔 모든 공간이 열려 있었다. 골목이나 담장, 심지어 대문조차 열려 있었다.

모든 공간이 열림의 의미와 통했다. 사람과 사람, 실내와 실외 등 공간과 공간 사이에 열림과 트임이 있었다.

부채는 손으로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다. 더위를 덜거나 불을 일으키는 데 쓰인다. 모양에 따라 크게 둥글부채와 쥘부채로 나뉜다. 둥글부채는 부챗살에 천이나 종이를 붙인 둥근 모양의 부채를 말한다.

쥘부채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만든 부채다. 그래서 접부채라고도 한다. 접부채는 부챗살의 수와 부채꼭지 모양, 부속품, 바탕 꾸밈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여지기도 했다.

모두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요긴한 생활필수품이었다. 특히 여름 한철 부채는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부채 선물을 크게 고마워하는 이들도 별로 없다. 형식적인 고마움만을 표시하는 정도다. 그런 다음 장식용으로 집안 한 구석이나 서랍 속에 처박히곤 한다.

**부채의 가르침은 마음 다스림

더위는 삶이다. 그리고 부채나 선풍기, 에어컨 바람은 삶에 대한 위로다. 수고로운 하루 일과에 대한 가장 단순하면서 소박한 보상이다. 순간적인 시원함의 속도는 에어컨 바람이 제일 빠르다. 부채 바람의 속도가 감히 따라갈 수 없다.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더위를 쫓는 모든 도구가 무색해 진다. 샤워를 하고 부채질을 하면서 죽부인을 끼고 자도 역부족이다. 선풍기를 틀어놔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에어컨 바람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하지만 부채 바람이 주는 위안의 정도는 에이컨과 다르다. 늦지만 깊고 오래 간다. 고단한 삶을 가장 잘 위로한다. 물론 마음먹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조급하면 부채 바람은 아무 소용없다. 조급한 마음이 더위를 더욱 부추기 때문이다.

여름에 덥지 않을 수는 없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정신적 여유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를 더 덥게 하는 건 혼자 끓이는 속내다. 마음을 식히지 않으면 어떤 방법으로도 시원해질 수 없다. 더위보다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가만히 마음을 가라앉히면 부채만 한 게 없다. 부채가 내주는 가르침과 철학도 마음의 평정이다. 그래서 부채 바람은 적대하는 바람이 아닌 화합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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