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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마 지속…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농심

괴산 유홍룡씨 농가, 고추바이러스에 발 동동
"비싼 돈 들여 키워도 제값 못받아…" 한탄

  • 웹출고시간2014.07.23 18:51:39
  • 최종수정2014.07.23 20:49:38

마른 장마와 무더위로 충북도내 고추 농가에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괴산군 청천면 유홍룡씨가 자신의 고추하우스에서 바이러스에 걸린 고추를 보이고 있다.

ⓒ 임영훈기자
22일 오전 11시30분께. 괴산군 청천면의 한 고추 비닐 하우스.

하우스를 꽉 메운 후텁지근한 공기가 몸에 달라 붙었다.

구석에서 고추를 살펴보고 있던 유홍룡(62)씨가 혀를 찼다.

"고추 농사를 시작한지 3년이 됐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라며 살펴보던 쪼글쪼글한 고추를 보여줬다.

유씨가 작게 달린 고추를 손으로 살짝 건드리자 바로 땅에 떨어져버렸다. 바이러스 때문이다.

마른 장마와 무더위로 충북도내 고추 농가에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괴산군 청천면 유홍룡씨가 자신의 고추하우스에서 높은 기온 때문에 병충해를 입은 고추를 보여주고 있다.

ⓒ 임영훈기자
"이것 좀 보세요. 날이 더우니까 고추가 바이러스에 걸려 새로 나는 고추들은 다 이 모양입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대로 뿌리 쪽 줄기에는 빨갛게 잘익은 고추가 매달려있었지만 위로 갈수록 크기가 작거나 모양이 오그라든 고추 뿐이었다.

바이러스에는 약이 없다. 그저 영양제를 사다가 뿌려주면서 낙과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갑자기 바이러스가 발생했다. 고추 하우스 2곳에서 기르고 있던 고추는 죄다 바이러스에 걸렸다.

유씨는 하우스에서 재배하던 고추를 다 엎어 버릴 생각까지 했다.

비싼 돈 들여 약을 써도 낫지 않고 상품성까지 떨어져 길러봐야 허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2주 뒤면 열리는 괴산장터에 고추를 내놓으려면 빨리 자라야 되는데 잔뜩 오그라든 고추는 유씨를 답답하게만 했다.

보통 장마가 길어지면 탄저병 등 역병이 창궐한다.

하지만 올 여름처럼 마른 장마에 더위만 계속되면 병충해가 발생한다.

고추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8종 정도가 있는데 현재 충북도내 고추 농가 대부분이 유씨 농가와 같이 진딧물이 옮기는 바이러스에 걸렸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진딧물로 발생되는 바이러스는 해마다 여름철 고추 농가에서 흔히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고추 생육 초기부터 바이러스가 발생해 지난해보다 무려 3배나 많은 농가에 피해가 발생했고 현재 피해규모는 지난해의 2배에 달한다.

유씨는 "날은 더운데 비는 오지도 않아 고추가 바이러스까지 걸렸는데 비싼 약 들여 애써 재배해도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며 "수확하게 되면 일손이 없어 하루 6만원씩 인건비를 줘가면서 사람을 써야 하고 지금까지 쓴 농약값 등 다 고려하면 600g에 1만2천원은 받아야 하지만 현재 값이 곤두박질 쳐 제값 받기도 틀렸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또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게 맞지만 지난해 정부에서 수매한 물량이 많아 고추 가격이 오르면 비축 물량을 풀 수 밖에 없을텐데 그렇게 되면 또 가격이 바닥을 칠 것"이라며 "고추 뿐만 아니라 감자, 옥수수, 대파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올 여름 날씨 때문에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 임영훈기자 limyh8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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