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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맛을 찾아서 - 보은 고시랑장독대

냄새·짠맛 줄인 고시랑장독대, 전세계인 입맛 노린다
고상흠·지민정 부부, 17년 동안의 노력 끝에 일반 된장比 냄새 80%줄여
신세계 백화점 SSG 푸드마켓 청담점 진출, 전국 명장·명인들과 어깨 나란히

  • 웹출고시간2014.07.13 18:26:07
  • 최종수정2014.07.13 19:01:15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든 전통 장류.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류는 한식의 기본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발효의 과학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그 효과가 알려졌다.

하지만 특유의 강한 냄새와 짠맛이 기피 요인이 될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오랜 숙제였다.

보은군 회인면 고시랑장독대 영농조합법인은 전통장류에 익숙치 않은 젊은층과 외국인의 후각과 미각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해법을 내놨다.

고시랑장독대 대표 고상흠·지민정 부부(50)는 '욕심내지 않고 장을 관리할 수 있을만큼만 관리하자'는 철칙 아래 전통방식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새로운 발효기술을 접목해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장을 담그고 있다.

피반령 청정 지역에서 기른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전통방식 그대로 정성스럽게 담그는 고시랑장독대 효소된장은 기능성 장으로 특허를 받았다.

고시랑장독대 된장은 일반 전통된장에 비해 냄새를 80%까지 잡았고 짠맛도 덜하다.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SSG 푸드마켓에 장류를 내놓으면서 전국 내노라하는 명장, 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불교용품 도매업을 하는 고씨는 아내와 함께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사찰음식, 발효식품 등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1998년부터 전국 유명 장집을 다니면서 비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장을 연구해왔다.

일반적인 전통장과는 확연히 다른 맛을 추구하던 고씨 부부는 고민을 거듭하다 효소에서 답을 찾았다.

양봉을 하는 아버지로부터 꿀을 구해 벌꿀 발효액을 만들어냈고 특허를 받았다.

이 벌꿀 발효액을 된장, 고추장, 간장에 접목해보기로 했다. 고시랑장독대의 핵심기술은 그렇게 발견됐다.


벌꿀 발효액을 첨가한 된장은 1년이 지나자 신맛이 났고 2년째에는 떫은맛이 났다.

실패가 우려됐지만 부부는 믿고 기다렸다.

이윽고 3년째부터는 된장 본연의 맛, 4년에 들어서자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나는 최상의 된장이 만들어졌고 2010년 특허 등록을 마쳤다.

장밋빛 미래가 눈에 보일 무렵, 고씨 부부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2012년 7월 계약을 하러 가는 길에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지씨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TV드라마에서나 보던 기억상실증이었다.

1년 반 동안 고씨는 기억을 잃은 아내의 회복을 위해 물심양면 노력했다.

지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아무런 기억도 없는 저를 위해서 고생하는 남편을 보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까지 생각했었어요"라며 "그러던 어느날 마당에 가득 놓인 항아리를 보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안정됐고 그동안 컴퓨터나 수첩에 남겨둔 장 담그는 방법 등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면서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어냈어요"라고 힘든 시기를 회상했다.

최근 고시랑장독대는 기존 된장, 고추장, 청국장·환에서 맛간장, 간장게장·대하장 소스 등 조선간장을 활용한 간장류를 출시했다.

내년에는 된장을 활용한 샐러드 드레싱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씨는 "장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라며 "하지만 젊은층과 외국인의 입맛까지 만족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전통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씨는 "우리 장류에 긍지를 갖고 언젠가는 모든 세계인에게 고시랑 장을 맛보이고 싶습니다"라며 "여기에 외식업계에도 진출해 우리가 만든 장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다졌다.

/ 임영훈기자 limyh8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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