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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6.23 15:58:02
  • 최종수정2014.06.23 15:58:02
퇴장의 시간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은 곧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4년 그들의 활약상을 떠올려 본다. 잘 한 일도 있고, 잘 못한 일도 있다. 민선 6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적만 남겼으면 한다.

***이종윤 군수가 아름다운 까닭

흔히 은퇴와 퇴직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퇴와 퇴직의 의미는 다르다. 같은 의미가 아니다. 사전적으로 보면 퇴직은 '현직에서 물러나다'라는 의미다. 은퇴는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을 의미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떨어진 낙선인들의 퇴장에도 구분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이들에겐 그저 퇴직의 의미일 거고 다른 이들에겐 정말 은퇴일 게다.

다만 퇴직이 됐든 은퇴가 됐든 그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면 성공한 삶이다.

그런 점에서 이종윤 청원군수의 퇴장은 비교적 인상적이다. 통합청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보여준 그의 담백함은 많은 칭찬을 받았다. 조금만 덜 양보했더라면 하는 청원군민들의 아쉬움도 크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위로의 말도 듣고 있다.

이 군수는 청주와 청원 통합 선거 때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손해 보는 일을 자처했다. 언제나 제 몫, 아니 그 이상을 해줬다. 아무리 힘들 때도 찌푸린 얼굴로 군민들을 대하지 않았다. 억지스러운 민원에도 격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퇴장의 시간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재직 기간 내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다. 받기보다 주는 사람을 선택했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장 후보 경선도 치렀다. 패배의 결과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지금은 성원 속에 퇴장할 수 있음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우리 주변에서는 많은 유명인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물러났다. 당장 기억나는 인물만 해도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그 중 어느 누구도 이 군수처럼 비쳐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시작할 때보다 더 추하고 흉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국무총리 후보자의 용퇴를 놓고 말들이 많다.

급류용퇴(急流勇退)라는 말이 있다. 관직을 버리고 물러가는 것이 급류를 건넘과 같은 용감함을 이르는 말이다. 좋은 자리에 있다가도 때가 되면 적당한 기회에 물러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만큼 관직에 대한 버리기 어려운 집착을 교훈하고 있다.

물론 이 군수의 경우는 좀 다르다. 자의에 의한 떠남이 결코 아니다. 선거에 졌고 임기가 만료돼 떠나는 퇴직이다. 그런데도 이 군수의 퇴장에 아름다움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묘하다. 제 때 떠나는 아름다운 마무리처럼 느껴진다. 이미 물러설 때를 알고 퇴장하는 사람 같다.

이 군수는 그동안 기자들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았을 게다. 그 중 가장 많은 질문이 퇴직 후 행보였을 게다. 이 군수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그동안 흠 잡을 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여러 가지 설이 많다. 충북도 정무부지사 설부터 청주상당구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설 등 아주 많다. 이 군수는 담담하면서 편하게 답한다. 지금만큼은 '정치적 노림수'가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퇴장한다는 대답이다. 이런 배경을 종합해 볼 때 이 군수는 앞으로 좋은 선례를 남길 것 같다.

***퇴장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2006년 1월 당시 이원종 충북도지사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을 거쳐 민선 충북지사를 연임해 인생의 정점에 있을 때다. 그 때까지 이 전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의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아름다운 은퇴'를 선택했다.

이 군수에게 '아름다운 은퇴'니 '퇴장의 미학'이니 하는 찬사를 쏟아 부려는 게 아니다. 이 군수가 적어도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예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입신영달(立身榮達)과 기득권에만 집착하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퇴장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언제 물러나더라도 아름답게 떠나겠다는 생각을 갖고 생활하면 가능하다.

중국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아주 유명하다. 오를 때와 내려올 때를 알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화려한 등장 못지않게 아름다운 퇴장을 할 줄 아는 덕목을 중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퇴장의 미학'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떠나는 낙선인 공직자들의 마음도 그랬으면 한다. 마지막 떠나는 길에 박수 받는 사람들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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