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발굴 규제개혁 '속빈 강정'

실국별 규제개혁 101건 검토
취지 벗어난 사항 '수두룩'
도 "충분한 논의 거쳐 처리할 것"

충북도가 정부의 규제개혁 기조에 따라 발굴하고 있는 각종 생활 규제 면면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다.

도는 도민들의 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에 대해 지난 4월부터 각 실국별로 발굴하고 있다.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안건부터 행정절차 간소화, 조례·법률 개정이 필요한 분야까지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최근 각 실국별로 제출된 121건의 규제개혁 사항에 대해 도가 자체 검토한 결과 △중복제출 6건 △시군 조례 개정 사항 2건 △부서별 조치사항 12건 등 모두 20건이 제외됐다.

현재는 나머지 101건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번에 실국별로 발굴, 제출된 각종 개선안을 살펴보면 일부 취지에서 벗어나거나 단순 행정 업무상 편의에 지나치게 치우친 사항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할 사항들에 대해 완화 내지는 폐지를 건의한 부분도 있다.

예컨대 법률 개정을 통해 장애인자동차 표지 발급대상을 완화하자는 건의가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명시된 발급대상을 일일이 판단하기 어려워 행정기관과 마찰이 종종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 않아도 발급대상이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어 보다 엄격하게 적용·관리돼야 할 부분인데 오히려 남발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음식점에 대한 외부 음식물 제공을 허용키 위한 법률 개정 주장도 있다.

상가 주변이 쓰레기더미로 전락할 위험 소지가 큰데다 소음 등 주민 불편을 감안하지 않은 경우다.

산후조리원의 간호사 상시 근무 조항을 폐지를 건의하는 등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의료기관에 대한 인력기준 완화도 포함돼 있다.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에는 간호사 정원의 100분의 30범위 내에서 간호사를 간호조무사로 대체할 수 있다.

이는 간호사 인력 부족에 대한 대책인데다 근무 번마다 1명 이상의 간호사가 상시 근무토록 규정,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놨지만 도는 이 조항을 삭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도내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 못 지 않는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고는 해도 의료 행위에 엄격한 제약이 따른다"며 "응급 상황에서 간호사나 의사의 통솔 하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사항들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처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