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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스타 열전 - 우쿨렐레 연주가 임현묵·신낙호씨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젊고 통통 튀는 하와이 향기
'스키니'란 듀엣으로 활동… 도내에선 꽤나 유명세
"작곡 전공 살려 한국풍 우쿨렐레 연주곡 만들고파"

  • 웹출고시간2014.05.08 19:19:25
  • 최종수정2014.05.08 19:19:25

임현묵(오른쪽 첫번째)씨가 앙상블팀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열대의 천국, 하와이에서 가수 김C가 등장한다. 무표정의 그는 작은 기타를 통통거리며 코믹한 씨엠송을 흥얼거린다.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몇 해 전 TV 음료 광고를 타면서 친숙해진 악기 '우쿨렐레(Ukulele)'.

흔히 하와의 전통악기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기원은 포르투갈이다. 1879년 포르투갈 이민자와 함께 배를 타고 건너온 '브라기냐'라는 4현 악기가 하와이의 나무 '코아'로 만든 지금의 우쿨렐레로 변형됐다는 얘기가 통설이다.

하와이 말로 우쿠(uku)는 '벼룩', 렐레(lele)는 '튀어 오르다'란 뜻을 지닌다. 벼룩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통통 튀고 경쾌한 소리를 낸다는 의미다.

"우쿨렐레를 '작은 기타'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기타와는 엄연히 다르죠.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통기타와 비교하자면 통기타는 쇠 줄, 우쿨렐레는 나일론 줄로 만들어져요. 아무래도 쇠 줄보다는 코드 잡을 때 손가락이 덜 아픈 편이죠."

우쿨렐레 연주가 임현묵(26), 신낙호(25)씨.

친구 사이인 그들은 젊은 나이에도 도내에서 인정받는 우쿨렐레 연주가다. 4년 전 전공인 작곡을 살려 이름도 생소한 낯선 악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지금은 동호인들을 가르치는 전문 연주가로 우뚝 섰다.

청주우쿨렐레앙상블과 충주우쿨렐레앙상블에 소속된 임씨의 경우 한국우쿨렐레교육협회 충주지부장을 맡을 정도로 이름을 꽤나 날리고 있다.

신낙호씨(사진 왼쪽)와 임현묵씨가 우쿨렐레를 연주하고 있다.

- 요즘 이 악기를 많이들 연주하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 이런 열풍이 불었습니까.

"서울에서는 10년 전부터, 지방에서는 2~3년 전부터 우쿨렐레 바람이 분 것 같아요. 청주만 해도 30명 정도의 전문 연주가가 탄생했고, 여러 개의 동호회가 생겨났죠. 학교 동아리도 늘고 있고요."

- 인기의 비결이 뭔가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대중적 악기인 기타는 6현으로 이뤄진데 반해 우쿨렐레는 4현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러면서도 기타가 낼 수 있는 소리는 거의 낼 수 있죠. 다만 느낌이 조금 다른데 아무래도 기타는 몸집이 크다보니 울림도 중후한 반면, 우쿨렐레는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 난답니다."

우쿨렐레는 4현이지만 '도'부터 '시'까지 7음계 음은 다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대중가요를 노래하면서 반주하는 건 손가락 1~2개로도 모든 코드를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초보자들이 반길 만도 하다.

- 우쿨렐레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 거 같아요?

"바디(몸통) 크기에 따라 나뉘는데요, 작은 것부터 소프라노, 콘서트, 테너, 바리톤 이렇게 4종류가 있답니다. 전체적인 음역대는 비슷하지만 바디가 작을수록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 강하죠. 가장 많이 쓰는 게 소프라노와 콘서트인데, 소프라노 같은 경우 연주보단 반주로 많이 쓰여요."

- 가격은 얼마나 합니까.

"초보자용은 10만원대 초반부터 있어요, 40만원 이상도 있고. 전문가들은 100만원대 고가 제품을 쓰죠."

- 싼 편인가요?

"다른 악기에 비해선 엄청 싸죠, 배우기도 젤 쉽고요."

- 공연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앙상블 정기공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거리연주를 많이 해요. 우쿨렐레가 주는 작은 기쁨을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할까나. 보수가 없어도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자체가 즐거워요. 아직은 젊으니깐(웃음)."

- 어떤 곡들을 연주합니까.

"대중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하죠. 팝송으로는 유어 마이 선샤인, 진주조개잡이를 많이 하고요. 트로트 같은 대중가요도 많이 부르는 편이에요."

- 전공이 작곡이던데 우쿨렐레 연주곡도 만들었나요.

"아직이요. 하지만 분명한 생각은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맡는 전용곡을 만들겠다는. 왜 이런 거 있잖아요? 외국인이 가야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면 일시적인 감동은 있어도 '저 사람이 과연 아리랑에 담긴 정서와 한을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우리도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하와이 악기로 하와이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한다한들 한국인에게는 깊은 감동을 주지 못할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2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 들어선 우쿨렐레 연주가의 길. 작곡과 연극을 각각 전공한 임현묵·신낙호씨는 새 삶에 대한 확고한 뜻을 세우고 있었다. 하와이 악기에 우리 음악을 입혀 한국화 하고 말겠다는 신념을.

- 둘이 듀엣을 한다는데, 팀 이름이 뭡니까.

"'스키니(skinny)'. 비쩍 말랐다는 뜻이죠. 보시다시피 저희 둘 다 골았(?)잖아요. 요즘 인기패션인 '스키니진'에서 따온 만큼 가장 유명세 있는 듀엣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담았죠. 아직은 우쿨렐레 연주가란 불안정한 직업으로 살고 있지만 우리는 행복해요. 악기를 연주할 때만큼은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 되거든요."

이름만큼이나 젊고 통통 튀는 우쿨렐레 연주 듀엣 스키니. 그들과 함께 코드를 잡고 불러본다.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 열대지방에서 '구아바'는 멋진 남자를, '망고'는 예쁜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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