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4.04.24 18:10:22
  • 최종수정2014.04.24 19:59:14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면서 언론인의 자세를 재정비해 본다. 양파껍질처럼 벗기고 또 벗겨도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여러 문제점들을 보면서 언론인의 한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언론이 제대로 감시활동을 했더라면,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고 또 남는다. 속속 드러나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문제점을 들여다 볼 때마다 이 같은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지난 15일 저녁, 세월호가 출항한 지 24분 후 인천대교에서 찍힌 영상을 보면 뿌연 안개가 자욱했다. 세월호는 안갯속에서 무리하게 출항을 감행했다. 9척의 다른 선박은 출항을 포기했지만 세월호는 2시간30분 늦게 출항을 강행했다.

두 번째는 무리한 화물적재였다. 규정상 987t까지 실을 수 있지만, 최대 3천608t을 실어 침몰의 원인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세대 나미노우에호가 일본에 있을 당시 우측에 차량과 화물 출입을 위한 육중한 50t 철문, 즉 사이드램프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나미노우에호를 고쳐 만든 세월호는 사이드램프를 떼고 대신 그 무게만큼 화물을 더 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명정의 작동 문제점도 드러났다. 마흔 여섯 개 중 한개만 빼곤 안 펼쳐진 것만 봐도 '엉터리 선박검사'를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승객은 어떻게 되든 선장과 선원은 뺑소니를 쳤고 "기다리라"고 지시한 안내방송도 치명적 과실이었다.

세월호 사고 원인을 놓고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학생들을 방치한, 사지로 몰아 놓은 선장을 비롯한 선원 7명이 구속됐다. 왜 그들이 자신의 역할, 책임은 나 몰라라 한 채 제 목숨 지키기 위해 도망가기에 바빴는지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갈피를 못 잡는 정부의 사고 수습, 미흡한 위기관리 매뉴얼, 일부 공직자의 부적절한 언행. 모든 게 한심하기 이를 때 없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열거한 이유는 언론인들 역시 이번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의 기능을 다했더라면 이 모든 잘못된 부분을 사전에 바로잡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들 수 없다. 우리 기자들이 감시의 눈을 크게 떴더라면 세월호가 안갯속에 출항 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리한 화물적재의 관행도 근절되지 않았을까. 무리하게 개조된 세월호가 관계당국의 묵인 하에 항해하는 일 자체를 예방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기만 하다.

엉터리 선박검사는 물론, 함량 미달의 선장과 선원의 출현도 고발, 비판보도로 예방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모든 게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교훈삼아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제도적으로 개선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개각을 통해 비정상적인 한국사회를 정상화시키는 일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되길 바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달라진 한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좀 더 성숙하고 품격 있는 한국사회가 돼야 한다.

우리들도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종사자들도 이번 참사를 교훈삼아 변해야 한다. 학연·지연·혈연에 매여 언론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모습을 벗어 던져야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고 있는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진리를 우리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 촌지에 약한 기자들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기자라는 신분을 이용하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언론은 정직한 사회,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론이 눈과 귀를 닫을 때 그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름없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제2, 제3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 언론인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펜이 살아있을 때, 기자의 정신이 살아 숨 쉴 때 비로써 그 사회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