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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청주 성화초 교장·소설가

"필자가 대산문화재단으로부터 소설부문 창작지원금 1천만 원을 지원받은 것은 1994년이었습니다. 대산문화재단은 대한교육보험과 교보문고를 창립한 대산 신용호 선생이 설립한 공익재단으로서 매년 시, 소설, 희곡 등의 장르에서 전국의 문인을 대상으로 서너 명을 공모 선정하여 각 1천만 원씩의 창작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당시로 보아 1천만 원의 지원금은 상당히 큰 액수였습니다. 더욱이 문화인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부분의 단체가 생색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데 반해 대산문화재단은 정말로 순수하게 사업에 임합니다.

때문에 혜택에 따른 책임 또한 상당히 가벼워 지원금을 받은 경우 그 해의 연말까지 창작집을 출판하여 20부를 재단 사무실로 송부하면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당시 필자는 지원금의 일부로 책을 출판하고 나머지를 생활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즈음 이 지방에서 발행되는 지방신문은 손을 꼽을 정도였는데 그 몇 개 되지 않는 지방지가 한결같이 외부 필자의 원고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원고료를 지급했습니다.

ㅊ신문의 주말판에 원고지 20매 정도의 콩트를 한 달에 두 번 정도 고정으로 실었던 필자는 매월 말일이 되면 1편 당 30만원 정도의 원고료를 어김없이 지급받았습니다. 또 ㅈ신문에 몇 개월에 걸쳐 썼던 칼럼의 경우에도, ㄷ신문에 간혹 실었던 잡문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전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대부분 구독했던 '새교실'에 '건배가 있는 삽화'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기에 그곳으로부터도 매월 상당한 액수의 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

그렇게 지급받은 원고료로 직장 동료나 문인들에게 생색을 내면서 술 한 잔을 사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좌석에 참석하는 지인들은 한결같이 기쁜 마음으로 공짜 술을 즐기기 마련이었습니다.

그처럼 화려했던 문화계의 르네상스에 마침표가 찍힌 것은 IMF 구제 금융 때문이었습니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 도래하자 가장 먼저 문화 부문에 시련이 닥쳤습니다. 관련 부서에서는 서둘러 문예지 등에 대한 원고료 지원을 중단했고, 각종 문화 사업에 대한 지원 또한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은 당시의 영화(榮華)가 그립기 때문입니다. IMF 이래로 시작된 문화계에 대한 홀대는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각종 정부 시책에서 문화 사업은 계속 후순위로 밀리고 있습니다. 아, 화려했던 과거의 저 부귀영화는 언제쯤이나 다시 찾아올까요?"

필자가 위와 같은 바람(願)을 모 지방신문에 쓴 것은 2011년 2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충북일보가 외부 필자의 원고에 대해 원고료를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여서 비록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여겨집니다. 회사 사정이 그다지 좋은 형편이 아닐 텐데도 어려운 결단을 선뜻 내린 충북일보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무궁한 발전 또한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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