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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4.23 16:23: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댐이름에 따라 담수호 이름을 짓는 것은 당연하다." "수몰면적이 넓은 지역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충주호'라는 관광자원을 공유하고 충북 충주와 제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명논란의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제천시민들은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충북전역을 가로지르는 자전거대행진을 23일 감행했다.

충주시민들의 "충주 땅을 밟지마라"는 물리적 저지 방침을 무릅쓴 출발이었다.

시 경계인 월악대교에서 맞닥뜨린 두 지역 주민들은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하면서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제천시민들은 충주시민들의 '진입봉쇄' 월악대교 건너 충주 땅을 밟지 못하고 자전거 핸들을 돌려 괴산군으로 우회해 청주로 향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제천은 두 지역 주민들의 이러한 대립이 언론 등을 통해 이슈화면서 나름대로 '공론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천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6월 제천시의 요구로 이 문제를 논의한 충북도지명위원회는 "호수이름을 바꾼 선례가 없고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부결시켰다. 또 제천출신의 김문천 전 도의원도 몇해 전 이를 거론했지만 같은 답변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제천이 청풍호로의 개명을 주장하는 이유는 충주호가 제천의 주요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충주호 유람선이 운행되는 대부분의 구간이 행정구역상 제천의 수면이지만 관광객들은 호수 이름 때문에 충주로 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고속도로에 '청풍호'라는 입간판을 설치해 홍보하고, 모든 서류 등에도 청풍호라고 표기하면서 충주호 속의 청풍호 알리기에 골몰하고 있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긴 남한강 인공호 수면의 64%가 제천 땅이기 때문에 충주호가 아닌 청풍호로 명명했어야 했어야 옳았다는 것이 제천의 주장이다.

또 충주는 지난 22년간 충주호로 불려오면서 관광객 유치 등 많은 혜택을 누려왔으니 이제 청풍호로 바꿔꿔도 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충주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며 발끈하고 있다. 사실 충주는 이 문제가 불거진지 수년이 됐지만 그동안 독도문제에 비유하면서 그동안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충주 사회단체연합회는 또 다시 불거진 개명논란을 "제천시장의 정치적 선동"으로 규정한다.

또 제천시가 개명운동을 추진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일 뿐만 아니라 충주시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양 지역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개명에 관한 일차적 권한을 갖고 있는 충북도는 사태를 관망만 하고 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21일 단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충주와 제천의 원만한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법과 규칙이 정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지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충주와 제천의 '원만한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또 두 지역의 합의가 정부의 권한인 충주호 개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아직은 갈등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자전거대행진에서 충주호를 지키려는 충주시민들이 도로를 불법 점거해 길을 막았다. 상황이 장기화됐다면 몇몇 도민들은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또 이 구간을 지나는 많은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정 지사의 "아직 도가 개입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생각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제천시가 공식적으로 지명위원회에 안건을 제출하면 심의해 보겠다고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린다면 두 지역의 갈등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제천시가 이미 실패한 전력이 있는 도 지명위원회에 심의를 그리 섣불리 요구할리도 없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싸움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말리려고만 한다면 언제나 불씨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충북도나 정부가 직권으로 충주호 개명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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