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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선종석보' 진품인가 위작인가 - 충북과 나의 연결고리 '충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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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선종석보' 진품인가 위작인가

불교계 "진품 확실…복천암 신미대사가 저자"
일부는 "진품맞지만 세종딸 정의공주가 지어"
7일 보은서 '훈민정음 창제 학술 강연회'

  • 웹출고시간2013.10.06 20:02:13
  • 최종수정2013.10.06 20:02:13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한글 제자 실험서라는 주장이 일고 있는 '원각선종석보'(선)의 모습이다.

'진품인가, 위작인가. 진품이라면 저자는 누구인가.'

훈민정음 창제(1443년)보다 8년 앞서, 한글의 제자(製字) 원리를 실험한 "圓覺禪宗釋譜"(원각선종석보)라는 불교 고서가 현존하고 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만약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국문학사에 일대 획을 긋는 사건으로,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역사는 새롭게 쓰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은군과 보은문화원은 7일 오후 2시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조선 세종태학원 총재인 강상원 박사와 정성욱 시인 등을 초정, '신미대사와 훈민정음 창제 학술 강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강 박사의 발표문을 미리 입수, 그 내용을 살펴봤다. 불교계를 대변하는 그는 발표문에서 '원각선종석보는 훈민정음보다 8년 앞서 한글의 글자 원리를 실험한 불교 고서'라는 점을 가장 강조했다.

이 설은 강박사가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는 하나 수년 전부터 국내 불교계 일부가 주장하는 내용이다.

노태조(대전보건대) 교수는 지난 2003년의 '원각선종석보의 찬성 경위'(불교문화연구 제2집) 논문에서 '해인사 지족암의 일타스님(2000년 열반)이 소장해 오던 것을 려증동 교수를 통해 공개하게 됐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러나 원각선종석보의 저자에 대해서는 강박사는 세종대왕 때 속리산 복천암의 주지였던 신미대사(信眉大師·1403~1480)를. 반면 노씨는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貞懿公主·1415~1477)를 지목하고 있다.

강박사는 "신미대사는 1461년(세조 6) '수릉엄경언해'를 지엇는데, 이것과 원각선종석보의 한글 음운표기는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는 두 저서가 한 사람에 의해 지어진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릉엄경'는 보통 '능엄경'으로 일반에 많이 알려져 있고, '언해'는 한글로 번역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반면 노교수는 원각선종석보가 한글 제자원리의 실험서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저자로는 세종의 둘째딸인 정의공주를 지목했다.

그는 "성종실록에는 '공주는 성품이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역산(曆算)을 해득하여서 세종이 사랑하였다'(公主性聰慧 解曆算 世宗愛之·8년 2월 11자)라는 표현이 보인다"며 "이때의 '역산 해득'은 바로 한글의 글자원리를 원각선종석보로 지어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정의공주가 남편 안맹담에게 시집가 남긴 '죽산안씨대동보'의 "세종이 (…) 훈민정음을 만들었으나, 변음과 토착을 다 끝내지 못하여서 여러 대군에게 풀게 하였으나 모두 풀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주에게 내려 보내자 공주는 곧 풀어 바쳤다'라는 내용을 크게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른바 족보의 내용은 부정확하고 과장된 것이 많아, 사료로 잘 인정되지 않는 면이 있다.

한편 훈민정음해례본은 도굴맞은 것으로 유명한 경북안동 서후면의 광흥사는 원각선종석보를 진품으로 단정, 올 한글날을 맞아 그 영인본을 사찰 경내(사진)에 전시하고 있다.

서원대 박병철 교수는 "아직 원본을 보지 못해 진품인지 위작인지, 또 저자가 누구인지 등을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진품이면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고, 나아가 신미대사가 지은 것이 사실이면 청원 초정약수와 더불어 보은 속리산 복천암도 '한글 사적지'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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