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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환

수필가

"유명세 다 덧없어요. 늙어 가면 누가 봐줄까요. 팬 많아도 저 아프면 누가 돌봐주나요. 환히 웃을 때도 슬프고 쓸쓸해요.....사랑이 있어야 뭐든 잘 됩니다."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등의 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신현림 시인은 아직도 아파했다. 한 때 난 신현림 작가의 책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사서 읽는 팬이었다. 동시대의 젊은이로서 작가의 치열함이 좋았고, 작품을 사서 읽는 것이 그를 응원하는 일이라 생각했고, 나와 공감영역이 같았기에 행복해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작가의 글을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읽는다. 홀로맘으로 어린 딸과 살아내려고 청탁글 쓰고, 우유 값, 어린이집 비용을 벌기 위해 에세이를 써야 했던 생활인으로서 그녀의 비애를 읽는다. 13년 불면증을 앓으며 죽지 않고 잘 극복한 생활인 자신을, 작가로서의 성취보다 더 자랑스러워하는 진심도 읽는다.

"늘 그렇듯이 오늘도 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시는 쓰지 못했다. 그저 시의 언저리에서 즉흥시만 페북에 썼다. 도서관으로 걸어오는 길에 좋은 시상이 도마뱀처럼 달려가기에 간신히 꼬리를 잡았으나 도서관 의자에 앉아 펜으로 시상을 불러내니, 시상은 이미 꼬리를 자르고 달아난 뒤였다."

내가 가장 감탄하는 최병식 시인은 지금도 도서관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고뇌하고, 끊임없이 분출하는 시적영감을 주체 못해 안타까워한다. 하루에도 몇 편씩 쏟아내는 작가의 시는 진한 파토스와 페이소스가 배어있어 매번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날 저녁 나는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의 2층 객석에 쪼그리고 앉아 한 시간이 넘도록 눈물을 토해냈다. 내게도 아직 눈물이라는 것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부끄럽기까지 했으니 문화의 힘과 예술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부모, 다문화, 조손 가정의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관람하며 변광섭 작가는 눈물을 참지 못한다.

문화기획자인 그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의 위상을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렸고, 콘텐츠가 풍부한 스토리텔러로 충북의 문화 품질을 매일 매일 드높이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작가의 식견과 열정,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존경을 표한다.

"충북 보은의 피반령을 넘는다. 손발에서 피가 터지도록 기어서 넘는 고개라는 뜻의 피반령, 오늘의 나는 바이크 타고 수월하게 넘지만 여전히 세상의 손발바닥엔 피가 흐른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시인, 지리산 시인으로 유명한 이원규 작가는 청주에서 하룻밤 묵고 피반령을 오토바이로 넘으면서도 피 흘리는 세상의 아픔을 생각한다.

"남녘의 꽃소식이 올라온다, 그늘진 그곳엔 얼음인데. 하늘은 흐린 무채색, 마음은 이미 봄인데."

개화하는 노란 산수유 꽃망울을 한 컷의 사진으로 포착하면서도 송봉화 작가는 멋들어진 글을 곁들인다. 자연의 순간순간 변화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사진으로 붙잡는 작가의 시선은 진리와 진실이 현현하는 에피파니의 순간을 공유하게 한다.

'몸이 곧 예술이다'라는 명제를 저절로 느끼게 하는 정만희 작가의 흑백 사진 하나하나를 접할 때마다 뮤즈가 강림하듯 아름다운 감동으로 전율한다. 조만간 수암골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제발 나의 몸도 예술로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고 싶어진다.

또 누가 있던가. 촌철살인의 아포리즘으로 죽비를 치는 언론사 함우석 주필이나, 경영인 김성수 대표도 공명하는 안테나를 가진 진정한 시인이며 예술가들이다.

10억 명 세계인의 서식처로 연결된 페이스북을 보며, 난 오늘 몇 분을 양해도 없이 실명으로 거론했다. 그들은 획일화된 자기검열을 과감히 뿌리치는 당당한 자유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 예술로써 존재의 근원을 일깨우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나누는 자들이고, 기꺼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좋아요!'를 소리치며 응원해주는 서로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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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名醫)를 찾아서 - 충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상전 교수

[충북일보]암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병원은 어디일까? 암 치료비로 인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암환자와 가족들은 수술을 잘하면서도 진료비가 저렴하다면 최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암 수술 잘하고 진료비가 저렴한 병원 상위 20곳'을 발표했다. 충북대병원은 대장암 부분에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진료비(451만원)를 기록, 1위에 올랐다. 거기다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환자가 입원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한 경우를 나타내는 '암수술사망률' 항목에서도 1등급을 인정받아, 명실 공히 가장 저렴하면서도 암수술을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외과 중 '대장과 항문' 분야를 맡고 있는 충북대 이상전(59) 교수가 그 중심에 있었다. "대장암 수술의 질은 대부분 전국적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의학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라 해도 무방합니다. 대장암 환자의 진료지침은 이미 정해져 있어요. 검사, 수술, 보조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에 관한 지침이 나와 있지요. 이를 환자의 사정에 맞게 적절히 적용하면 됩니다. 즉 치료에 특별한 노하우나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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