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동 민병제씨 "후손 위해 민속놀이 정립에 매진"

고증 없이 세시풍속·놀이 연구조사 어려움
골패놀이·윷놀이 등 계승보급에 헌신
노동요 '질골막장소리' 문화재 지정 노력

  • 웹출고시간2013.02.21 10:42: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영동군 용산면 부상리 민병제씨가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인 '골패놀이'를 설명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영동산골에서 평생을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민속연구가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영동군 용산면 부상리 민병제(78)씨가 주인공.

민씨가 60평생을 연구해 온 민속놀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시풍속과 대보름에 주로 하는 놀이로 골패(骨牌)놀이와 윷놀이 등을 꼽는다.

흔히 골패놀이를 중국에서 건너온 도박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잘못된 것이며 보급이 안 된 채 사라진 것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화투를 전파하고 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주로 사대부집 선비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놀던 우리 고유전통놀이다.

지금까지 골패놀이에 대해 고증 등 제대로 알거나 알고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으며 종류, 규칙 등 골패놀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등 오랫동안 연구한 민씨에 의해 겨우 맥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민씨가 정리한 골패놀이 종류는 톡, 밑달기, 그대기, 오관떼기, 쑤시기 등이 있는데 4인이 원칙이며 7인까지 할 수 있는 놀이로 종류마다 달라도 남녀노소 구분이 없이 할 수 있다.

어른을 상좌에 모신 상태에서 한지위에 32장(개)의 골패를 엎어 놓고 반드시 오른손으로 시계바늘방향으로 저어 돌려야 하는 골패 놀이는 상대방에게 패가 보이지 않도록 왼손 안에 넣고 게임을 하며 왼손잡이가 있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윷놀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중성이 있다면 골패놀이는 정적으로 우주섭리와 오묘한 철학이 들어 있는데다 예의, 우애, 공정, 화합 등이 있는 점이 다르다.

민씨가 이처럼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에 대해 집착하고 고집하는 것은 돈벌이가 되질 않아서인지 배우려 하는 젊은이들이 없어 늘 안타깝게 생각하며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자신이라도 주변에 보급하고 정확히 알려야겠다는 마음에서다.

민씨는 대전으로 학교를 다닌 것 외에는 지금까지 줄곧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상리를 떠나본 적이 거의 없어 민씨 덕에 이곳 마을은 골패놀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서당에서는 훈장으로부터 집에서는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다는 민씨는 어떤 때는 끼니를 굶어가며 십여일씩 밤을 지새워 체중이 줄 정도로 익혔으며 골패를 하다보면 밥그릇이 골패 짝으로 보일 때도 있어 아내의 잔소리가 이만전만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91년엔 자신이 연구한 윷판그림과 용어자체가 잘못됐다는 이색주장을 해 관심을 모았다.

연대가 미정인 윷놀이는 농경사회때 집에서 기르던 가축중 소, 닭, 염소, 개, 돼지 등 다섯 종류가축사육을 장려했거나 보호측면에서 짐승놀이로 만들어져 정초에 놀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염소, 윷은 닭의 유에서 비롯됐고 모는 종모(種牡)소라고 부르며 말(馬)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만엽집에서 참조한 학설로 틀린다고 했다.

또 민씨는 '설날'에 대해서도 '설'은 이치에 맞지 않고 '설날'이 맞으며 365일 중 1월1일은 익숙하지 않고 낯설다는 의미에서 '설날'이 유래한 것으로 '몇 살'이냐 하는 것도 설을 몇 번 보냈느냐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민씨는 부상리 질골 형석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호흡을 맞춰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불렀던 노동요인 '질골막장소리'를 재현해 2010년 충북민속문화축제에서 개인 우수상, 단체대상을 2011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는 개인 연기상, 단체 은상을 수상하는데 중추적 역할도 했다.

이 때문에 작년 영동군으로부터 문화체육부문 군민대상을 수상했다.

민씨는 "'질골막장소리'를 충북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전통 민속놀이는 하나도 소홀히 할 것이 없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앞으로 건강이 허락할때까지 후손들을 위해 민속놀이에 관한 자료를 정립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밝혔다.

영동 / 손근방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