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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증평군청 행정과

연휴동안 삼돌씨는 계속 이불속에서 뒹굴 거린다. 평소 같으면 마님 방을 기웃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장난을 걸거나 뭐 먹고 싶은 거 없냐며 나가자고 집적거리던 삼돌씨다. 마님은 방문을 빠끔히 열고 삼돌씨를 불러본다.

"삼돌씨, 자?"

아무 대답이 없다.

"낮잠 자면 밤에 잠 안 오면 어쩌려고 그래?"

그래도 조용하다. 마님은 얼른 삼돌씨 이마를 짚어본다.

"열은 없는데…"

마님은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고 삼돌씨가 누워있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기 소리가 윙윙대며 삼돌씨를 깨운다. 그래도 삼돌씨는 꿈쩍을 안한다. 마님이 돌리던 청소기를 내팽개치고 삼돌씨 곁으로 다가와서 막 흔들며 호들갑을 떤다.

"삼돌씨! 왜 그래? 어디 아파? 응?"

삼돌씨가 끙, 하고 신음을 하며 몸을 꿈틀한다. 마님은 삼돌씨 얼굴을 때리며 소리를 지른다.

"삼돌씨! 정신 차려!"

그래도 일어나지 않자 마님은 119에 전화를 건다.

"저, 저, 여기 삼사리길 85번지인데요. 구, 구급차 좀 빨리 보내주세요. 지금 사람이… 흐윽윽~"

마님이 우느라고 끝말을 맺지 못하자 삼돌씨가 벌떡 일어나서 전화기를 뺏는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전화기에 죄송하다는 말을 수없이 해댄다. 마님은 그런 삼돌씨를 벙벙한 얼굴로 바라본다.

"나 원 참, 도대체가 우리 마님은 맹맹한 건지, 순진한 건지…"

마님이 도끼눈을 하고 삼돌씨에게 달려들어 등을 마구 때린다. 삼돌씨가 아파 죽겠다고 팔짝팔짝 뛴다.

"장난칠 게 없어서 그런 장난을 쳐?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씨~"

삼돌씨가 흥분한 마님을 자리에 앉혀놓고 물을 한 컵 갖다 주며 마시라고 한다.

"병 주고 약 주네. 그런다고 용서해 줄 것 같아. 흥, 어림없지."

삼돌씨는 영구처럼 흐흐 웃으며 좋아한다.

"마님이 이 삼돌이를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슈. 앞으로도 마님을 위해 이 삼돌이는 뭐든 다 할 거구만유. 흐흐흐."

눈은 삼돌씨를 보고 흘기지만 입 꼬리는 이미 귀 쪽으로 올라간 마님이 묻는다.

"삼돌씨, 뭔 맘으로 그런 장난을 쳤어?"

"흐흐흐. 삼돌이도 좀 쉬어야 살지유. 만날 마님 따까리만 하다가 세월 다 가잖유. 그래서 좀 쉬려고 동면 중이었슈. 겨우 이틀 동면하다 깼더니 졸려 죽겄네."

삼돌씨가 하품을 길게 하더니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마님이 후다닥 달려가서 보일러를 끄고는 이불을 걷어버린다. 삼돌씨가 몸을 잔뜩 웅크린다.

"흥, 그러고 보니 꼭 곰 같네. 곰이 이불 덥고 동면하지는 않지."

마님이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찬바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우르르 들어온다. 삼돌씨가 옆으로 누워 머리를 무릎에 묻고 몸을 돌돌 만다. 거실로 쳐들어온 찬바람이 삼돌씨의 돌돌 만 몸으로 파고든다.

"어, 추워. 에이, 올 겨울 동면은 이것으로 종쳤네. 땡!"

삼돌씨가 벌떡 일어나서 창문을 닫으며 투덜댄다.

"삼돌씨! 나 놀려먹은 벌칙으로 김치전 부쳐줘. 그럼 용서해줄게. 히히."

주방으로 가는 삼돌씨 등 뒤에서 혀를 내밀고 메롱을 하는 마님을 한심스럽게 쳐다보던 흰둥이도 김치전 냄새에 꼬리를 마구 흔든다.

쉼은 에너지의 근원이다.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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