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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증평군청 행정과

삼돌씨는 휴일이라고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서 누워 빈둥댄다. 마님은 그런 삼돌씨를 보니 속에서 불이 나는지 선풍기를 틀어놓고 손부채까지 부쳐대며 짜증을 낸다.

"삼돌씨! 그렇게 대자로 누워서 거실을 다 차지하니까 더 덥잖아!" 마님은 공연히 삼돌씨에게 짜증을 내다가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뙤약볕에서 담배 잎을 따고 있는 마을 분들을 보고 주춤한다.

"아휴, 볕이 좀 누그러진 다음에 하시지." 마님은 손부채를 던지고 주방으로 달려가 얼음을 꺼낸다. 삼돌씨가 반가운 얼굴로 마님을 바라보며 손을 번쩍 들고 주문을 한다.

"마님! 삼돌이는 시원한 냉커피로 한 잔!" 마님은 삼돌씨 말에는 대꾸도 않고 얼음을 넣은 물에 꿀을 넣고 믹서에 간다. 꿀물에 미숫가루를 타서 얼음조각을 둥둥 띄워 컵에 담는다. 컵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삼돌씨는 올림픽 승전 영상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에서 눈도 떼지 않고 마님을 조른다. "마님, 뭔 냉커피 타는데 이렇게 오래 걸려유? 삼돌이 기다리다 숨넘어가겄슈."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 카페에서는 백수에게는 절대로 커피나 음료를 팔지 않습니다." 마님은 쟁반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삼돌씨가 벙벙한 표정으로 그런 마님을 바라보다가 도로 누우며 투덜댄다.

"뭐야, 기대한 내가 바보지." 마님은 담배 밭에서 담배 잎을 따고 있는 마을 분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다.

"이렇게 더운데 좀 쉬었다 하세요." 근상이 아주머니, 샛별이 할머니, 춘우네 아저씨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마님 손에 든 쟁반을 보고 반색을 한다.

"아이고, 이게 뭐랴· 글잖아도 지금 갈증이 나 죽을 뻔했는디... 흐흐흐." 샛별이 할머니가 마님이 들고 온 쟁반을 받아들고 헤벌쭉하게 웃으며 하나 씩 전달한다.

"어, 시원타!" 춘우 아저씨는 까맣게 탄 얼굴 위로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쓱쓱 닦더니 미숫가루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님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생색을 낸다.

"이렇게 더울 때는 좀 쉬었다가 하셔야죠. 병나시면 어쩌려고요." "그러면 좋겄지만 농사라는 게 다 때가 있는 겨. 그 때를 놓치지 않으려니 어쩔 수가 없구먼." 근상이 아주머니 말에 마님은 고개를 끄떡인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일하는 것이 농사꾼에게는 피서여. 거, 있잖여, 이열치열이라고. 하하하." 샛별이 할머니 말에 덥다고 엄살을 피우던 방금 전 행동이 부끄 러운 지, 마님 볼이 발갛게 익는다.

"어여 들어가, 더워. 우리 땜에 공연히 땀 흘리지 말고." 마님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들어온다. 거실 창을 통해 이 모습을 바라보던 삼돌씨가 빙그레 웃으며 중얼거린다.

"백수는 일체 사절이라... 마님네 카페, 아주 매력 있네. 하하하." 마님이 빈 그릇을 들고 들어가는 뒤에서 백수인 흰둥이가 덩달아 소리친다.

"마님, 여기도 시원한 냉수 한 사발, 곱빼기로! 컹!"

공짜 차 한 잔 건네고 가슴 가득 행복을 채울 수 있는 카페지기가 되어보세요. ^^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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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