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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맛집을 찾아서 - 용암동 '진국돌솥 설렁탕'

더위에 지친 입맛, 확 살려주는 설렁탕

  • 웹출고시간2012.07.26 17:22: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도가니탕

막 해가 떨어지고 노을이 어스름 붉은 보자기처럼 펼쳐지기 시작할 즈음, 설렁탕집 문을 열었다. 저녁 한 끼가 무어 그리 대단할까마는 연탄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가마솥의 풍경이 마음을 이끈다.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뭉근히 고아지는 뼛국의 풍미가 온 동네에 절로 스밀 때면,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이 집 문(門)을 두드리는 것이다. 진한 설렁탕은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해 낸다. 오랜만에 객지에서 돌아온 자식에게 먹이려고 밤새워 연탄불에 고아낸 진한 국물…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육과 함께 총총히 썬 파를 얹어 내온 설렁탕에 어머니의 환한 미소가 겹쳐지는 것이다.

진국 돌솥 설렁탕 권주현 대표는 "가장 맛있는 설렁탕의 비결은 '정성'과 '정직한 식재료'에 있다. 24시간 내내 연탄불을 갈아가며 소뼈를 우려낸 국물에 한우를 삶아 낸 것이 우리 설렁탕이다."라며 "그러다보니 기존의 말간 설렁탕과는 다르다. 충주에서 40년 설렁탕집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진 설렁탕이다."라고 말한다.

설렁탕은 선농단에서 비롯한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선농단은 조선의 왕이 봄에 논밭을 가는 행사를 하였다는 장소다. 왕이 논밭갈이 행사를 할 때에 소를 잡아 큰 솥에 삶아낸 탕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그때 왕의 행차를 구경하기 위해 온 백성에게도 나누어 먹였는데, 그 음식이 '선농단의 탕'이니 '선농탕'이라 하였다가 오늘날 '설렁탕'으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설렁탕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소의 머리, 내장, 뼈다귀, 발, 도가니 따위를 푹 삶아서 만든 국이다. 또는 그 국에 밥을 만 음식'이라 설명한다. 한마디로 소의 온갖 부위를 다 넣고 끓인다는 것. 하지만 시절이 변하니, 설렁탕을 만드는 방식도 변했다. 소뼈를 푹 고아 우려낸 뿌연 국물에 소의 살코기가 들어가는 것이 요즘의 설렁탕. 비싼 구이용만 빼고 여러 부위의 살코기가 다 들어간다. 소뼈를 우린 국물의 구수함에 쇠고기의 감칠맛이 더해진 음식이 요즈음의 설렁탕이라 할 수 있다.

진국돌솥 설렁탕의 특징은 가마솥에서 24시간 끓여낸다. 이영범(50)주방장은 "가마솥에서 소뼈는 은근한 연탄불에 24시간 내내 우려낸다. 그만큼 설렁탕은 시간과 정성이 듬뿍 담긴 소중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이곳 진국돌솥 설렁탕은 전통 방식으로 설렁탕 국물을 우려낸다. 한우머리와 잡뼈를 섞어 처음 5시간동안 센 불로 끓여내다 3시간 동안은 중불로 그윽하게 우려낸 다음 나머지 12시간 동안은 약한 불로 은근하게 고아낸다. 새벽이면 연탄불이 꺼지지 않도록 시간 맞춰 갈아줘야 한다. 밤새도록 가마솥에서 흥건하게 맛이 익어 가면 먼동이 터오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들어진 음식이 바로 이집 설렁탕이다. 아침이 되면, 비로소 온전한 한 끼의 설렁탕으로 사람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용암동 '진국돌솥 설렁탕'에는 40년의 세월이 곰삭아 있다. 설렁탕뿐이 아니다. 손님상에 나가는 김치와 깍두기도 모두 어머니의 온전한 손맛이 그대로 담긴 반찬이다. 용암동에 사는 서두현(48)씨는 "이곳 설렁탕의 맛은 기존의 설렁탕과는 차원이 다르다. 진짜 설렁탕이다. 보통 설렁탕 맛이 심심하다면 이곳은 깊고 진하다."라며 "가마솥에서 펄펄 끓여 우려낸 진국이라서 그런지 무더운 여름날 한 그릇 먹고 나면 힘이 절로 솟는다. 보양식이 따로 없다."라고 말한다.

뜨거운 여름날, 설렁탕 한 그릇 뚝딱 해치우면 온 몸에 땀이 솟아나면서 오히려 시원해진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술 한 잔이 생각나거든 걸쭉한 국물에 삶아낸 수육을 곁들이면 그 또한 일품이다.

# 진국돌솥 설렁탕 메뉴 : 돌솥설렁탕 - 7천원, 도가니탕 - 1만2천원, 모듬수육 - 3만원.

용암동 '진국돌솥 설렁탕' / 043)285-0077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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