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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증평군청 행정과 근무

차를 세우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마님을 빤히 쳐다보는 강아지와 마님 눈이 마주쳤다. 조막만한 아주 귀여운 강아지다.

"와! 너 아주 귀엽게 생겼네. 그런데 너 누구네 강아지니?"

녀석이 저에게 말을 거는 마님을 올려다보며 '그러는 당신은 누구세요?' 하고 묻는지 고개까지 갸우뚱거린다.

"나? 이집 주인이지."

마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양 귀를 쫑긋거린다. 삼돌씨는 이장님댁 개가 얼마 전에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낳았는데 그 중 가장 눈망울이 또랑또랑한 놈을 한 마리 주셨다며 입이 함지박 만해져서 자랑을 한다.

마님 눈빛이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더니 강아지를 번쩍 들어 올려 눈을 맞추고 목소리에 힘까지 주면서 말한다.

"너, 우리 집 서열로 막내다. 내가 이 집 마님으로 첫 번째고 저 사람은 두 번째인 삼돌씨고……."

삼돌씨는 마님 하는 짓이 어이가 없는지 혀를 끌끌 찬다. 그렇게 녀석은 마님네 가족이 되었다.

마님은 녀석만 보면 말을 걸고, 안아주고, 장난을 걸어준다. 그래서인지 마님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고, 다리에 엉겨 붙고, 온갖 재롱을 떤다. 삼돌씨를 따라다니다가도 마님이 눈에 띄면 삼돌씨는 본체만체하고 마님에게로 쪼르르 달려온다. 마님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좋아서 꼬리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흔들어댄다. 거기다 그 작은 몸을 어찌나 폴짝거리며 뛰어오르는지 안쓰러울 정도다. 마님은 녀석의 재롱에 핸드백을 마당에 내던지다시피 던져놓고 녀석과 한참동안 노닥거리다 들어간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마님을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는 녀석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저 자식, 저거. 밥은 날마다 내가 챙겨주는데 좋아하는 건 엉뚱한 사람이네. 너 인마 내일부터 밥 챙겨주나 봐라. 괘씸한 녀석."

삼돌씨가 툴툴대는데도 녀석은 마님이 방금 열고 들어간 현관만 고개를 쳐들고 바라본다. 삼돌씨가 불러도 본체만체한다. 마음이 약해진 마님은 옷을 갈아입고 마당으로 나간다. 그때서야 녀석은 꼬리를 흔들고 마님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좋아한다. 삼돌씨가 뿌루퉁한 얼굴로 씩씩댄다.

"이 배은망덕한 놈. 매일 밥 주는 주인은 안중에도 없고 마님만 좋아해· 너 두고 보자. 씨~"

마님은 혀를 쏙 내밀고 삼돌씨를 약 올린다.

"얘가 더 잘 알아. 의무적으로 밥 주는 거랑, 저를 사랑하는 게 다르다는 걸."

"그래· 이제부터 둘이 죽고 못 사는 사이인 마님이 강아지 밥도 주시고 사랑 한 번 찐하게 해 보시지."

아침에 출근준비하기도 바빠 허둥대는데 강아지 밥 주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잘 아는 마님이 이거 큰일이다 싶었는지, 강아지를 삼돌씨 가슴에 덥석 안겨준다.

"알았어. 삼돌씨도 사랑할 기회를 줄게. 사랑은 밥만 준다고 다 되는 게 아냐. 표현을 해야지. 흠흠."

삼돌씨가 엉겁결에 받아 안은 강아지 머리를 한 대 쥐어박는다.

"야, 인마! 너, 잘 선택해라. 마님이야, 나야?"

얼떨결에 삼돌씨 가슴에 안겨 꿀밤을 한 대 먹은 강아지가 내려달라고 낑낑대며 마님을 간절하게 바라본다.

마음은 표현하는 순간부터 상대에게 전달된다.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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