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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13 16:03: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장정환

한전충북본부 홍보실장

커피의 세계적 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 한잔을 3원이면 마실 수가 있다. 이 커피한 잔이 커피전문점이라고 불리는 다국적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대략 5천원에 팔린다. 내가 이 커피 한 잔을 시켜 마셨을 때 커피농가가 받을 수 있는 돈은 고작 200원 남짓. 나머지 돈 4,800원은 가공과 유통 업자인 기업체와 상인에게 돌아간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넛을 재배하는 가나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종일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 하루 1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초콜릿 맛조차 볼 수가 없다. 전 세계 60억 인구 중 약 10억명 이상이 하루 1달러 이하로 근근이 살아가고,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며 매년 6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다. 이것이 2011년을 사는 세계인의 현주소다.

최근 미국의 분노한 시민들이 월가를 점령 시위한 이후 '1대 99사회'란 용어가 새롭게 조명 되고 있다. '20대80'에서 '1대99'사회로의 이동이 불과 10년 조금 더 걸렸을 뿐이다.

1%대 승자들의 독식과 99%대의 상대적 빈곤과 절망이 보여주는 상징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자각이 우리 주변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대표적 1%대 주자인 빌게이츠는 자본주의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빈곤층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역설했다. 워런 버핏은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는 '버핏세'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99%대인 우리들은 1%대 사람들의 성공만 시샘하며 원망만 하고 있어야만 할까· 과연 지구촌 우리들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소비가 그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네팔과 동티모르에서 들여오는 공정 커피, 유기농 면 셔츠나, 천연 염색 옷, 도자기 제품, 동남아 수공예품, 팔레스타인 산 올리브기름 등 다양한 상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산지직거래를 원칙으로 '가장 싼 값'이 아니라 '공정한 값'이 지불되도록 한다.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소비는 공정한 무역구조에 동참할 뿐 아니라 우리 2세들의 건강과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벗어날 수 없는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하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일이다. 더욱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지구촌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주범이지만 공정무역의 자발적 참여는 먼 곳의 제3세계의 사람들까지 우리의 이웃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행복을 선사받는 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탐욕적인 경제적 동물로 전락시켜온 게 사실이지만 이제 지구촌 사람들은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를 희망하고 있다. '과시적 소비'에서 '이타적 소비'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합리적 소비'가 아닌 '윤리적 소비'로의 방향 모색은 우리 지구촌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주는 전조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의 소비도 생태계와 환경 보존, 지옥 같이 사육되는 동물공장이 아닌 동물의 복지, 어린이나 여성들의 착취를 통한 생산물이 아닌 제1차 생산자의 복지와 인권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혼자만 잘사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건강하게 잘사는 사회를 꿈꾸는 일은 인류의 최종 목적이고 이상이기도 하다.

"책임 있게 먹어야 하는 이유 하나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다"라고 대지의 청지기 '웬델 베리'는 말한다. 제대로 먹고 착하게 소비하는 일이야 말로 진정으로 사람답게 사는 일이며 인류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길임을. 게다가 모든 생명의 공존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임을 되새기는 2011년의 지구촌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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