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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20 18:12: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장정환

한전 충북본부 홍보실장

2011년 9월 15일 오후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다급하게 쏟아지는 전화 벨. 긴박하고 긴장된 목소리. 순간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 날의 순환정전은 내가 한전에 입사한지 이십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친 일이며 우리나라 전력 역사상 극히 드문 일이었다. 지난 2003년 뉴욕 등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떠올랐다. 당시 이틀간 계속된 정전사태로 전력뿐 아니라 통신, 휴대전화, 인터넷도 중지되고 교통 또한 마비되었다. 미국의 오천만 명의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도시전체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었다. 산발적인 약탈 등 치안문제까지 발생되었다. 대규모정전 이후 도시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 까지 많은 시간과 과정이 소요되었다.

블랙아웃(대규모 동시 정전)이었던 것이다.

전력산업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네트워크 산업이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진다. 생산설비와 소비자가 전력시스템 안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항상 공급이 소비보다 많아야 한다. 이러한 균형이 깨어지면 주파수와 전압이 떨어지고 과부하로 전력시스템안의 발전기들이 견디지 못한다. 연쇄적으로 발전기들이 정지하게 되고 급기야 전국적인 대규모 전력시스템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 블랙아웃이 발생되면 발전기를 다시 가동하는 데에만 사나흘이 소요된다. 9월 15일의 순환정전은 이러한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

그 규모는 다르지만 외신에서만 접하던 광역정전사태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에 한전 직원들은 경악했다. 정전 없는 안정적 전력공급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밤낮없이 땀을 흘리던 전력 종사자들은 이러한 사태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죄송할 뿐이고 허탈해 했다.

그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기하면 무조건 한전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10년 전, 2001년 4월 전력산업구조개편(발전 자회사 분할)이전 까지는 맞는 말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전력생산은 6개 발전회사와 민간발전회사가 맡고 장기 수요예측, 발전소 건설계획, 급전운영 등은 전력거래소에서 담당한다. 즉,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전력거래소가 전력의 직접적인 수요공급 지시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발전사가 생산한 전기를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한전은 단지 가정이나 공장 등에 전기를 공급해 주는 유통회사의 성격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력거래소라는 또 다른 특수공공기관을 알게 되고 각 기관마다의 기능과 역할의 분담 등 전력시스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일로 전력정책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겠지만 그보다도 전기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대규모 정전 발생 시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우리 국민들도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과 학교에서는 전력소비량이 많은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하여 냉난방을 해오고 있다. 가스나 석유난로를 전기히터로 교체했다. 최대수요전력이 가파르게 치솟던 15일에도 도심의 많은 상가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출입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풍경이 흔히 발견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의 전기소비량은 GDP대비하여 OECD국가 평균의 1.7배, 일본의 2배 이상에 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원가회수율은 90% 안팎이다. 100원어치를 팔면 10원을 손해 보는 구조이다. 이러한 이상한 전기요금체계가 전기의 과소비를 부추기는 왜곡된 소비구조를 초래했다. 전력은 국가경제의 원동력이며 국민생활의 필수산업이다. 당장의 편의와 정치적 인기에 영합해서는 안 될 산업이다. 전기는 현재보다 장기적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산업이다. 미래 세대를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모두 잘못된 전기요금체계와 왜곡된 소비구조를 바꾸는데 동참해야 한다. 전기는 정부도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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