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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환

한전 충북본부 홍보실장

무려 이십 년만이구나. 어린왕자! 너를 다시 안으니 세상을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90년 4월 26일이라고 적혀 있더구나. 너를 마지막으로 본 날짜란다. 창밖으로는 드높은 하늘이 눈부시게 새파랗고 뭉게구름이 유영하듯 흐른다. 그 어딘가에 네가 있겠지. 아니면 어느 아프리카 사막에서 붉은 털 여우와 놀고 있니? 네 반짝이는 눈망울이 떠오르고 오래전 너와 나눈 티 없이 맑은 네 목소리도 다시금 들리는 듯하구나. 네가 하루 동안 해지는 광경을 마흔네 번이나 바라보았다고 했을 때 너의 아련한 슬픔과 외로움 때문에 너와 친해지기가 싫었었다. 가슴이 아팠거든. 이십 년 만에 널 다시 찾은 이유는 어린왕자 네가 나의 진정한 친구라는 때늦은 생각 때문이야.

어린왕자 네가 여행했던 혹성의 슬픈 사람들. 지배하고 명령만 하는 왕, 칭찬만 받으려고 잘난척하는 사나이,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계속 마셔대는 술고래, 오십사 년 동안 숫자 더하기만 하고 있는 사업가, 잠시도 쉬지 못하고 일분에 한 번씩 가로등 불을 켰다 껐다하는 남자, 책상에서 기록만 하는 지리학자, 그리고 일곱 번째로 방문한 지구의 이야기.

그래, 네가 지구 어느 사막의 여우에게 들은 비밀은 지금 지구별에서 사라져가는 아쉬우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너의 별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꽃으로 알던 너의 장미. 넌 지구촌락 정원에 그것과 똑같은 수많은 장미를 발견하고 실망한 나머지 풀밭에 엎드려 소리 내어 울었었다. 그 때 여우가 나타나 '길들인다'는 말을 들려주었어. 그건 사람들이 너무 소홀히 여기는 일이라면서 '인연을 맺는다',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라고 했지.

길들이기 전에는 서로가 흔해빠진 그저 그런 존재에 불과하여 하찮은 관계이지만 일단 길들이게 되면 이 세상에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가 되어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이다.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빛나는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난 어느 발소리와 다른 너만의 발소리를 알게 될 거다.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이 되어 날 굴 밖으로 뛰어나오게 할 거야. 어린왕자 네 금빛머리칼 때문에 황금빛 밀밭을 보면 네가 그리워 질 거고 밀밭을 일렁이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조차 사랑스러워 질 거야.

그리고는 "제발 날 길들여줘"라고 여우는 말했지.

-인간은 스스로 길들인 것만 알지. 사람들은 무언가를 알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 다 만들어놓은 물건을 상점에서 사지.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잖아.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 어떻게 해야 하냐고 네가 물었어.

-기다릴 줄 알아야 해. 내게 좀 떨어져서 풀밭에 앉아 있어. 내가 너를 흘낏 바라보더라도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말이라는 건 오해의 근원이거든. 그렇지만 하루하루 지나는 동안 넌 매일 조금씩 내게 가까이 앉게 되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길들인다는 뜻을 알게 된 넌 지구의 수많은 장미꽃을 보러 다시 갔어, "너희는 나의 장미와 결코 같지 않아. 너희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는 아름답지만 공허하지. 누군가는 내 장미와 비슷하다고 하겠지. 내 장미는 하나 뿐 이지만 너희 모두보다 소중해. 그건 내가 물을 주었고, 유리로 보호해 주었고, 바람을 막아주었고, 이야기를 들어 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내 장미를 위해 보낸 시간 때문에 가장 소중하고 유일해. 바로 내 장미꽃이기 때문이지."

어린왕자! 이제 넌 지구별에서 다시 찾은 진정한 내 친구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어서 그렇다고 했지. 언젠가 아프리카 사막을 여행하게 되면 금빛 스카프를 두르고 아름다운 우물가를 거니는 널 찾으마. 너의 하나 뿐인 소중한 장미와 붉은 털 여우와 고삐 없는 양에게 안부 전해다오. 그립구나. 내 친구 어린왕자! 지금 어디에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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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名醫)를 찾아서 - 충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상전 교수

[충북일보]암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병원은 어디일까? 암 치료비로 인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암환자와 가족들은 수술을 잘하면서도 진료비가 저렴하다면 최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암 수술 잘하고 진료비가 저렴한 병원 상위 20곳'을 발표했다. 충북대병원은 대장암 부분에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진료비(451만원)를 기록, 1위에 올랐다. 거기다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환자가 입원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한 경우를 나타내는 '암수술사망률' 항목에서도 1등급을 인정받아, 명실 공히 가장 저렴하면서도 암수술을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외과 중 '대장과 항문' 분야를 맡고 있는 충북대 이상전(59) 교수가 그 중심에 있었다. "대장암 수술의 질은 대부분 전국적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의학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라 해도 무방합니다. 대장암 환자의 진료지침은 이미 정해져 있어요. 검사, 수술, 보조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에 관한 지침이 나와 있지요. 이를 환자의 사정에 맞게 적절히 적용하면 됩니다. 즉 치료에 특별한 노하우나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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