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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환

한전충북본부 홍보실장

"형, 지금 아스팔트위에 있어요". 전화걸 때마다 듣는 대답이다. 이 '아스팔트위의 사나이'는 충북의 모기업체 홍보담당 P부장이다. 낮에도 아스팔트 위, 어두운 밤에도 콘트리트길 위를 눈썹 휘날리도록 종횡무진 달리는 친구이다. 가끔은 점심도 두 번씩 먹고 저녁 술자리도 두세군 데를 왕래하는 눈물겹도록 바쁜 친구이다. 홍보업무 5년차인 나로서는 18년 홍보경력을 가진 P부장의 활동이 경이롭기만 하다. 같은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우리끼리나 기자들 사이에서도 회사매출 50%는 이 친구가 올릴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가끔 한다. 더구나 업무 후유증으로 통풍 약까지 몇 년째 복용하고 있는 그 친구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가 회사에 기여하는 몫과 영향력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의 적은 옳지 않아"라고 하면서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더불어 사회와 사람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잃지 않는 언론사의 J, K, L, Y기자 등등은 홍보업무를 하게 되면서 만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자들이다. 내 회사업무만 해 왔더라면 결코 접할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 그들은 이제 내 삶의 조언자이자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기사로 이루어지는 저널리즘이 창이라면 언론홍보는 방패이다. 피(P)나게 알(R)리는 게 홍보이고 피(P)할 것은 피하고 알(R)릴 것은 알리는 게 PR이라고도 한다. 언론보도와 홍보는 태생적으로 이란성 쌍둥이이다.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하는 숙명적인 애증(?)의 관계이지만 지향하는 곳은 같다.

기자와 홍보맨은 언론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출입처에서 가장 많이 얼굴을 맞대며 생활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팽팽한 전투를 치르지만 가장 진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 소속이 다를 뿐 똑같이 동시대의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결국 기자와 홍보맨은 그 밑바닥의 에너지가 같고 동일한 아픔을 겪는 사람인 것이다.

지금 종합편성 뉴스채널 선정 등 미디어 시장 재편작업을 바라보는 내심정은 그래서 더더욱 착잡하다. 앞으로 메이저 공룡 중앙지들의 득세는 지역 민방이나 지방지들의 행보와 입지를 더욱 위축·약화시킬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역 언론사들도 문제의 핵심을 바로보고 뼈아픈 자기반성과 새로운 전열을 다듬어야할 때이다. 열악한 지역 언론 환경은 지역민의 잘못도 출입처 탓도 아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늘어난 지역 신문사, 미숙련 기자들의 양산, 그로인한 기사의 질적인 저하, 옐로우 저널리즘과 가십위주의 취재 관행 등이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역 언론사가 자사의 생존만을 위한 언론 행위를 한다면 지역민에 대한 배신행위로 따끔한 질책을 받을 것이다. 지역 언론의 존립목적이 지역의 여론을 대변하고 지역민의 이익을 대신하여 국가권력 정책결정을 조정하는 것이며 지역민의 의지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기꺼이 담당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지역민들도 다시한번 숙고해야 한다.

중앙언론은 지역민을 대변해 주는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 지역의 실정이나 문제를 파악하여 개선하고 당당한 지역민의 권익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들의 힘을 키워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지역 신문 하나씩을 구독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지역 언론을 사랑하는 것이 내 고향의 힘을 키우는 일이다. 지역 언론이 어려운 시기이다.

건강하고 올바른 언론 환경이 회복되어 지금 이 시각도 취재를 위해서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기자들이나 홍보를 위해서 아스팔트 위를 누비는 자들의 땀방울이 더욱 더 뜨겁게 열정적으로 솟아났으면 한다. 더하여 P홍보부장이나 L기자도 건강한 아스팔트 위를 힘껏 달렸다는 뿌듯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언론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건강한 아스팔트도 우리지역민의 손으로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 나가는 것임을 명심하자. 내일이 바로 신문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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