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경제를 이끄는 CEO - 장덕수 ㈜충북소주 대표

기업의 도전, 성공에 대한 '확신' 아닌 가능성의 '신뢰'

  • 웹출고시간2010.04.22 18:52: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경영자로서 제가 할 일은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체크를 하는 게 아니라, 먼저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걸 안 거죠. 그러기 위해서 회사가 내 거라는 집착부터 없애야 했어요. 회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니까."


충북의 대표 향토기업인 ㈜충북소주 장덕수 대표(51)가 회사를 둘러보며 직원들에게 한 말은 "더 열심히 하라"는 독려가 아니었다. "이제 우리 서로 위해주고 즐겁게 일하고 함께 행복해져요"라는 말이었다. 사장이 먼저 웃자 직원들이 웃었고 공장이 환해졌다.

주류회사 말단 영업사원부터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투자하고 피나는 과정을 거쳐 이제 정상의 자리에서 지역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장 대표. 그가 외부자본에 의존해 운영돼 오던 지역소주회사를 인수한지 6년여가 되어간다.

장 대표는 지난 2004년 10월 '시원소주'를 인수해 판매선점 22%에 불과하던 소주시장을 40%까지 끌어 올리고 자사의 독자 브랜드 '청풍(淸風)'을 개발, 지방소주 업체로선 최초로 일본에 수출하는 등 충북소주를 성장궤도에 안착시킨 장본인이다.


오늘에 이르게 한 장 대표의 삶은 선택과 도전 그 자체였다. 충주 출생인 장 대표는 충주고와 충북대 농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장 대표는 1985년 9월에 대학시절 전공과목과 다소 거리가 먼 옛 크라운맥주주식회사 청주지점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주류업계와 첫 인연을 맺는다.

당시 크라운맥주는 맥주업계의 2인자로 늘 OB맥주에 밀려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영업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장 대표는 특유의 친화력과 우직한 성품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최고실적을 올리는 탁월함을 발휘한다.

장 대표는 1993년 11월에 크라운맥주에서 퇴직하기까지 항상 새로운 일을 찾아 도전했다. 그 중 하나가 겨울철 스키장매점에 소프트아이스크림회사를 입점 시킨 일이다. 주변사람들을 추운겨울에 그것도 스키장에서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누가 먹겠느냐며 적극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뚝심으로 밀어붙인 그의 결단은 놀랍게도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대성공을 거뒀다. 이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얻어진 느낌과 사업성 검토를 통한 그의 순발력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 일은 항상 변화를 통해 나 자신을 발전시키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장 대표에게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된다.


크라운맥주 근무시절 장 대표는 앞선 생각과 근면·성실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보다 빨리 진급했다.

잘나가던 장 대표는 8년간 근무했던 크라운맥주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늘 생각해 오던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을 그리며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만성 적자로 허덕이던 주류도매상인 청주 오비상사를 인수하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인수 전 에는 양주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던 오비상사를 '대원주류'로 상호를 바꾸고 종합 주류회사로 전환해 이 시기를 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다.

장 대표는 "당시엔 주류도매회사 면허가 개방돼 도매상들끼리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기 때문에 각 도매상들의 재정 압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극심했다"며 어려운 시절을 회상한다. 장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인식을 돈으로 매개하는 조직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공동체로 변화시킨 것을 지금도 무척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장 대표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솔선수범해 직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발로 뛴 결과 도내 매출 1위를 석권하는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997년 '새한물산'을 인수하게 된다. 장 대표는 이때부터 지역경제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주목받으며 주류업계의 새로운 인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자신을 변화와 창조를 즐기는 인생이라고 표현하면서 지난 20여년간 주류업계에서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항상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장 대표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고)정주영 회장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지런하고 근면한 그의 기업정신이 좋아서란다. 그래서 자신의 좌우명도 '일신우일신(一新又一新:날마다 잘못을 고치어 그 덕을 닦음에 게으르지 않는다)'로 정했다.

서두름 없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했던 장 대표는 보다 큰 도전장을 던졌다. 2004년 10월 하이트맥주의 자회사인 '시원소주'를 인수한 것이다. 처음 시원소주를 인수할 당시 장 대표를 아끼던 선후배는 물론 친인척까지 모두 극구 만류했던 일이다.

장 대표는 "시원소주 인수 당시 굳이 왜 다쓰러져 가는 어려운 회사를 인수해 고생을 사서하느냐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충북인의 한사람으로서 충북의 자존심인 '시원소주'를 지켜내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면서 "개인적으론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 하지 않는 새로운 생각을 하는 의식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만의 색깔 있는 경영철학은 이때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2004년 10월 12일 대표이사에 취임한 장 대표는 그동안 회사에 대한 매각설 등 좋지 않았던 회사의 분위를 추스르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한 달 간은 전 직원과의 모임을 매일 가졌다. 소주잔 기울이며 나눈 진솔한 대화를 통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하나 둘 열어나갔다.

장 대표의 열린 마음은 잔잔한 감동으로 이어져 어수선한 회사의 분위기도 자리 찾아가고 있었다. 일선 생산라인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설립 이후 사장한테 직접 소주잔 받아보긴 처음"이라는 소리가 들리며 직원들 모두 즐거워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더욱 돋보였다. 취임 후 장 대표의 하루일과는 일선의 주류합동회사 대표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역소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도주인 '시원소주'의 매출증대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직원들과 함께 변화된 향토소주의 모습을 각인시켜주고자 거리에 나서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홍보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일도 병행됐다.

열정으로 꿈을 키웠고 꿈은 적지 않은 성과로 되돌아왔다. 그동안 바닥세를 면치 못했던 매출이 차츰 늘면서 청주청원권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역별로 시장상황에 따라 차별화 된 영업활동을 전개한다는 기본전략과 함께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충북소주의 이미지를 심기에 주력했다. 충북 남부권에 옥천출장소를, 북부권 시장공략을 위해 충주지점을 개점,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 올린다.

장 대표는 지방 소주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세계3대 광천수로 유명한 초정 청정지역의 지하천연암반수를 이용해 생산되는 주력상품인 '시원한 청풍'을 비롯해 독자브랜드 '청풍'과 프리미엄급소주 '클라라'를 잇따라 출시하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타 사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특히 100년근 배양산삼양주 '휘(輝)'의 출시와 성공적인 시장진입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휘'는 위스키가 장악하고 있는 외국 양주시장에 국산양주의 자존심을 가지고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틈새시장을 통한 장 대표의 성공신화는 다른 회사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사장들의 외로움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때일 거예요. 의논할 사람도 없고, 잘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 며칠씩 고민을 하고 불안해 하죠" "하지만 판단이 설 때면 강행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충북소주가 살아남기 위해선 특화된 상품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사원들의 인화단결을 전제로 말이죠."

"기업의 가치는 유무형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역민들에게 받은 성원과 사랑을 지역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만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며 기업에게 지워진 이미지"라고 말하는 장 대표는 지난 반세기동안 도민의 사랑을 받으며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향토기업으로 지역사회 봉사와 이윤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원한 청풍' 소주 보조상표에 지역의 자랑거리를 홍보해 주는 'I LOVE 충북'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사1촌 자매결연을 통한 농촌지역 지원과 농민단체와 자매결연을 통한 농촌지역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의 자랑인 직지 세계화에 후원기금을 기탁했다. 지역별로 판매되는 '시원한청풍' 소주 1병당 일정금액씩을 적립해 불우이웃에 대한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적십자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랑나눔성기금조성과 대충청방문의 해 업무협약,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후원 등에도 참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 대표는 "힘든 순간마다 옆에서 아무불평 없이 묵묵히 지켜준 아내와 도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경영이념을 실천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서 '소주 맛은 결국 물맛'이라며 충북소주의 차별성을 강조한 뒤 "부족한 사람을 밉고 따라주는 직원들에게 항상 미안한 생각인 듣다. (기자에게)자신을 너무 미화시켜 주지 말 것"을 주문하며 겸손해 했다.

충북소주는 조만간 3~4개의 신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장 대표가 어떠한 특화 상품을 출시하고 판촉 전략을 펼쳐 나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장인수 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