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었는데…" 극적 상봉한 母子

충북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
14년전 잃어버린 아들 찾아줘
수사 넉달째 25명 중 8명 발견

2018.12.10 20:48:05

충북지방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이 실종자 가족에게 현재모습 예측 몽타주를 보여주고 있다.

[충북일보=청주]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청주에 살던 A(여·84)씨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게 된 것은 14년 전인 2004년.

당시 31살이던 아들 B(55)씨가 갑자기 집을 나가고 난 뒤부터였다.

B씨는 가족에게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시지만 남긴 채 어디론가 떠났다.

아들과 연락이 끊긴 지 2년이 흐른 2006년 A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기약 없는 14년이 흘렀다. 기다림에 지친 A씨는 지난 6월 B씨에 대해 사망신고를 했다.

A씨는 돌아오지 못한 아들의 영혼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천도재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아들을 가슴에 품고 난 뒤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충북지방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이었다.

지난 8월 구성된 충북청 장기실종전담팀은 B씨와 비슷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풍문을 단서로 경기 수원 일대 용역회사 90여곳을 수소문해 그를 찾아냈다.

장기실종자 9명에 대한 현재모습 예측 몽타주.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타지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 모자는 헤어진 지 14년 만인 지난 10월 극적으로 상봉하게 됐다.

A씨는 담당 경찰관의 손을 꼭 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실종신고는 지난 2015년 4천806건에서 2017년 6천186건으로 27% 증가했다.

충북청은 8월 7일부터 여성청소년수사계 내 장기실종전담팀을 구성, 지난 9일까지 장기실종자 25명 중 8명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담팀은 그동안 1년 이상 실종된 장기실종자 25명에 대한 전수 조사와 장기실종자 가족들의 DNA를 일일이 채취해 국립과학연구원에 등록했다.

이와 함께 전국 260여개 무연고자 보호시설 탐문과 생활반응 기록 추적 등을 펼쳐왔다.

전담팀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장기실종자 9명에 대해 3D 기법을 활용한 현재모습 예측 몽타주 1천400부를 제작해 관내 마트·병원·관공서 등에 부착한 상태다.

충북지방경찰청 실종전담팀 관계자는 "내 가족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작은 실마리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장기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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