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사무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세종 구간 건설을 위한 사업설명회가 오송 경유를 주장하는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사업 계획과 설계 현황,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누구를 위한 고속도로냐. 충북 홀대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사무소에서 열린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세종 구간 건설을 위한 사업 설명회 현장에서 터져 나온 주민들의 한탄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오송을 경유하지 않고 지선을 통해 연결되는 방안이 검토되자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10시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대한 계획과 설계 현황,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었다.
설명회에는 오송 등 청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설명회 직전 주민들은 안성~세종 구간 노선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노선을 먼저 확인한 뒤 설명회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설명회 내용에 노선이 모두 포함돼 있어 일단 설명회를 개최하자고 맞섰다.
이내 주민들과 국토부 관계자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오송 주민 최병우씨는 자신을 오송역세권 개발 추진위원장이라고 소개한 뒤 단상에 올라 불만을 쏟아냈다.
최씨는 "이해찬은 무소불위 행정부의 상왕"이라며 "안성에서 노선이 서쪽으로 급격히 틀어진 원인을 곰곰이 따져보니, 이해찬 의원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이해찬 의원은 즉각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북 홀대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며 "당장 청와대로 올라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동안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를 적극 주장했던 일부 단체는 설명회에 불참하겠다며 주민들에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는 회의장 불을 끄고, 의자와 장비를 철거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주민들은 오는 25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성~세종 구간 설계의 부당함과 오송 경유 당위성 등을 알릴 예정이다.
8월 초에는 청와대 상경 투쟁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조만간 일정을 다시 잡아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성남~구리, 안성~성남, 세종~안성 등 3단계로 나눠 총 연장 131.6㎞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세종~안성 구간에 오송 지선(6.48㎞)을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러나 청주지역에서는 지선 분기 지점과 옥산·동천안 연결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